닫기

‘종교 문해력’ 필요한 시대...붓다·예수·무함마드·소태산에 묻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315010008541

글자크기

닫기

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03. 15. 19:10

"종교문해력은 다른 나라를 이해하는 핵심"
기존 종교 새로운 방식의 접근법 배울 것 조언
xing-3991
'종교문해력 총서' 시리즈의 저자들.(왼쪽부터 서울대 강성용 교수, 서강대 박현도 교수, 장진영 교무, 성공회대 정경일 교수, 서울대 성해영 교수)/제공=불광출판사
현대는 종교가 필요 없어진 시대가 아니라 종교 문해력(文解力·literacy)이 필요한 시대란 주장이 담긴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사회 여러 부문에서 통용되는 문해력(文解力, literacy)은 글을 아는 능력을 넘어 그 의미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그런 면에서 종교문해력은 '맹목적 믿음'이 아닌 '이성적 이해'의 측면에서 종교를 재해석하고 소통하는 능력으로 보면 된다.

불광출판사는 15일 서울 시청역 인근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5명의 저자와 함께 하는 '종교 문해력 총서' 시리즈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마인드랩이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 지원을 받아 출간한 '종교문해력 총서'는 종교문해력으로 종교 감수성을 키우는 입문서 시리즈다.
조성택 마인드맵 이사장은 "종교문해력은 다시 말하면 종교문화감수성이다. 지금은 다른 나라와 교류하는 시대로 문화감수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문화는 먹고 입는 것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그 나라의 종교를 알아야 문화를 안다. 종교문해력은 다른 나라를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나온 시리즈는 5권으로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서울대 종교학과 성해영) △인생의 괴로움과 깨달음(불교·서울대 남아시아센터장 강성용 교수) △지금 우리에게 예수는 누구인가?(기독교·성공회대 신학연구원 정경일 교수)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이슬람교·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박현도 대우교수) △소태산이 밝힌 정신개벽의 길(원불교·장진영 교무) 등이다. 주요 종교의 창시자인 예수·무함마드·붓다·소태산을 살펴보고 오늘날 왜 다시 종교가 필요한지 사유하자는 의도다.

성해영 교수는 종교가 주는 엑스터시(지복감)가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치유할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힐링에 대한 심리적 욕구가 이 공동체에 꽉 차 있다"며 종교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신자들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리를 받아들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라고 하는 전통적인 선교나 포교, 가르침을 전하는 방식으로는 각종 상처나 우울 같은 것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성 교수는 신흥 종교들이 빠르게 인기를 얻는 것은 기성 종교와는 다르게 개개인에 그럴싸한 해법(진실과는 거리가 있는)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저자들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종교, 자기 종교 중심의 시각을 벗어나 알기 쉬운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정경일 교수는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와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위기, 이런 고통의 시대 속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 그리스도인으로서 내게 예수는 누구인가를 묻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기독교에 관해서 저술했지만, 그리스도교를 모르는 이들도 이해하기 쉽게 하려고 "불교 신자에게 예수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가정)하면서 쓰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강성용 교수는 "전 세계의 불교, 심지어 불교가 국교로 돼 있는 나라에서도 불교도들은 다 연로하다. 한국만 나이 드신 분들이 사찰에 다니는 게 아니다"라며 불교의 고령화 문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불교도 간에도 서로 교리로 놓고 소통이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진영 교무는 "종교에 몸담고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분 입장에서는 다른 종교를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며 저술 과정에서 성직자들이 종교의 울타리 안에만 머무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박현도 교수는 "아직 한국인에게 이슬람이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무함마드 외에 여러 얘기를 다루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교수는 한국에선 잘 안 알려진 '수피즘'을 소개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며 "동남아시아에 이슬람을 전파한 것은 수피들이었다. 수피는 대중적인 엘리트로 근대 이전 이슬람 사회를 지배했다. 이슬람을 제대로 알려면 수피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xing-3746
전통 이전의 붓다 모습을 살펴본 서울대 강성용 교수./제공=불광출판사
xing-3846
이슬람세계 속에서 수피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박현도 서강대 교수./제공=불광출판사
clip20240315175413
'종교문해력 총서' 5권./제공=불광출판사
황의중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