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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3세’ 신유열, 부사장 승진… 화학군 60대 임원 80%는 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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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4. 11. 28. 17:30

'고강도 인적 쇄신' 임원인사 발표
신유열, 고속승진으로 경영 전면에
부진한 화학·호텔 대표 대폭 교체
CEO 21명 교체… 수시 인사 체제로
롯데그룹 3세 신유열 미래성장실장이 1년 만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고속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다. 본격적인 롯데의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롯데그룹은 고강도의 인적 쇄신 인사를 단행하며 재정비에 나섰다. CEO만 21명이 교체됐고, 임원 22%가 퇴임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상필벌' 원칙 아래 실적이 부진한 화학과 호텔 사업군의 CEO가 대폭 물갈이됐다.

롯데는 28일 롯데지주를 포함해 37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는 경영체질 혁신과 구조조정,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확보 및 성과창출, 내부 젊은 인재 중용과 외부 전문가 영입, 경영 효율성 강화 등 변화의 의지를 담았다. 무엇보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안으로는 내실다지기를, 밖으로 신사업을 발굴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실었다. 신유열 미래성장실장의 부사장 승진과 함께 경영혁신실과 사업지원실의 통합이 그 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롯데케미칼에서 롯데지주로 적을 옮겨 신사업 부문을 맡고 있다.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를 찾아 롯데이노베이트의 자회사 칼리버스의 메타버스를 알렸고, 인천 송도 롯데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착공식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승계를 위한 경영성과를 내기는 부족했다. 이번 부사장 승진으로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 역시 신 부사장이 본격적으로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 부사장의 보좌역할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노준형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이 맡는다. 롯데는 경영혁신실과 사업지원실을 통합해 그룹의 비즈니스 구조조정과 혁신의 중심축 역할을 하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신규 조직은 노 사장을 중심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해 각 계열사의 혁신을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1968년생인 노 사장은 2002년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에 입사 후 경영지원부문장, 전략경영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대표이사에 부임한 후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 등의 신사업과 그룹 IT·DT사업을 주도했다. 전략·기획·신사업 전문가로 기존 사업의 역량 제고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미래 준비와 함께 롯데는 '필벌'에도 단호했다. 실적이 부진한 화학군과 호텔군의 CEO를 대폭 물갈이했다. 롯데 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사장이 일선에서 용퇴하는 등 화학군 13명의 CEO 중 지난해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의 대표를 제외한 10명이 교체됐다. 임원들 역시 약 30%가 퇴임했다. 특히 60대 이상의 임원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호텔롯데 역시 법인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대표이사가 전부 물러나는 초강수를 두며 본격적인 경영체질 개선에 나선다. 롯데면세점은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신임 대표이사에 올랐고, 롯데월드는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호텔롯데 대표이사는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이었던 정호석 부사장이 맡는다.

내년 임기가 만료돼 인사설 물망에 올랐던 롯데지주 이동우 부회장을 비롯해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이영구 부회장,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김상현 부회장은 그대로 유임됐다.

이 외에도 롯데는 1970년대생 CEO를 대거 내정하며 성과 중심의 젊은 리더십을 구축했다.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터 대표이사 등 12명의 신임 CEO가 1970년대생이다.

또한 롯데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신임 대표에 오는 12월 11일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 정기적으로 단행해 온 정기 임원인사 체제에서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한다"면서 "성과 기반 적시·수시 임원 영입과 교체를 통해 경영 환경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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