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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억 ‘대왕고래’ 예산 8억으로 싹둑… 시추 앞두고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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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환 기자

승인 : 2024. 12. 01. 17:54

野, 98% 감액 수정안 통과 강행
자본잠식 석유公, 해결 가능성↓
해외투자·공동개발 계획 적신호
첫 시추를 앞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초유의 예산 삭감 사태가 벌어지면서 암초를 만났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두고 여야의 합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감액 예산안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경우 기존 예산의 90% 이상 감액되면서 사실상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기존 505억5700만원에서 8억3700만원으로 497억2000만원(98%)을 감액한 수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첫 시추를 앞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시작부터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초 1차 시추를 위해 정부가 절반인 506억원을 지원하고, 석유공사가 자체 예산 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감액안대로 진행될 경우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석유공사가 이를 마련할 여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2차부터는 해외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통해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1차부터 사업에 차질을 빚을 경우 해외 투자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아직 여야의 협상 가능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민주당이 강행한 감액안대로 진행되면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경북 포함 영일만 앞바다에서 석유 및 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른 경제적 가치만 2000조원이다.

한국은 해외에서 1년에 가스를 400억 달러 이상 수입하고 있으며, 석유는 862억 달러로 총 1400억 달러 가까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이러한 에너지 자원을 발굴할 수 있다면 상당한 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향후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대왕고래로 알려진 8광구 및 6-1광구북부 지역을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의 첫 탐사시추 위치로 확정하고, 탐사시추를 담당할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는 오는 10일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자원 빈국으로 꼽히는 만큼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원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자원 개발에는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에 정부의 일관적인 정책과 지속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20여년간 발견된 유정 중 가장 큰 매장량을 가진 가이아나 리자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은 대왕고래보다 더 낮았다"며 "가능성이 1%라도 있으면 최대한 시도해 보는 게 맞다. 해보지 않으면 1% 조차도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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