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네이버 본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성남시에 제기할 민원'이란 문건이 발견됐다. 이 문건은 네이버의 40억원 후원금이 제2 사옥 착공을 위한 대가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2 사옥을 총괄한 계열사 대표에 이어 당시 네이버 대표이사가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이제 창업주인 이해진씨만 남았다.
검찰은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6개 기업들의 총 160억원 상당 후원금이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면서 처음에는 두산건설만 기소했다. 두산건설 다음으로 금액이 많고 별도 법인까지 거친 '네이버 의혹'은 기소에서 제외했다. '봐준'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 않으려면 이제는 이해진 네이버 총수까지 수사해야 한다.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플랫폼 독점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네이버는 한국에서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과 최대 전자상거래장인 아마존의 역할을 모두 다 장악하고 있다. 강정수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네이버의 아웃링크 방식 제공을 일종의 트릭으로 나쁘게 말하면 '사기'로까지 규정했다.
이처럼 네이버에 대한 원성이 자자한 가운데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기에서 끝내면 '꼬리 자르기'란 비판을 면키 어렵다. 40억원이란 거액의 후원이 총수의 지시나 승인 없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할 때, 최종결정자는 이해진 총수일 수 있다. 검찰이 이해진 총수까지 소환·조사할 때 검찰의 네이버 '봐주기' 의혹도 불식되고 국민의 신뢰도 되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