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문화人]피아니스트 박종훈 “마지막 순간까지 녹음하고 싶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502010000644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5. 02. 14:17

올해 데뷔 40주년...오는 9일 독주회서 직접 작곡한 곡 초연
장르 넘나들며 연주...작곡가·배우·음반제작자 등 다채로운 활동
박종훈
장르를 오가는 연주를 통해 클래식음악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는 피아니스트 박종훈은 오는 9일 독주회를 열고 프로코피에프 작품들과 자신이 작곡한 '세 개의 현대적 로맨스'를 초연한다./루비뮤직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박종훈(55·연세대학교 교수)은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음악가다. 국내 정상급 연주자인 동시에 작곡가이며, 클래식뿐 아니라 재즈, 뉴에이지 등 장르를 넘나들며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드라마 '밀회' '너를 사랑한 시간' 등에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고, 방송과 콘서트 진행자이자 음반제작사 대표도 겸하고 있다.

장르와 분야를 넘나들며 전 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종훈이 오는 9일 서울 서초구 페리지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2017년부터 시작된 '박종훈의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의 아홉 번째 무대다. 독주회는 프로코피에프 작품들로 채워진다. 그의 새로운 작품 '세 개의 현대적 로맨스'도 초연된다.

최근 만난 박종훈은 이번 독주회에 대해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작곡가들의 곡을 들려주는 동시에 그 작곡가에게 영감을 받아 제가 직접 만든 곡을 발표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과거엔 모차르트, 리스트 등 많은 작곡가들이 피아노 연주를 겸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일이 드물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만의 멜로디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는 박종훈은 20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작곡을 해온 독특한 이력이 있다.
"2002년 유니버설뮤직에서 뉴에이지 음반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발표를 하게 됐어요. 이후에는 예술의전당 팝스콘서트를 4년 간 하면서 우리 가요의 모티브를 활용해 클래식 협주곡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죠. 단순하고 짧은 연주곡부터 정통 클래식 피아노협주곡까지 다양한 곡을 작곡했어요."

박종훈이 이러한 작업을 한 데는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장르 음악을 섭렵하며 쌓은 내공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서울예고 시절 록밴드 기타리스트를 했던 그는 재즈, 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즐겨 들었다.

"아버지께서 클래식음악을 좋아하셔서 어린 시절에는 클래식밖에 몰랐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친구들을 따라 팝송을 듣게 됐고 이후에는 헤비메탈, 프로그래시브 록, 재즈 등에 빠졌어요. 음악이라는 건 결국 다 똑같은 거 같아요.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사운드가 다를 뿐이죠. 사람이 왜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음악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런 면에서는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종훈2
피아니스트 박종훈./루비뮤직
박종훈은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아내이자 피아니스트인 치하루 아이자와와 '듀오 비비드'라는 피아노 듀오로도 활동하고 있다. 오는 6월 이탈리아에서, 7월에는 한국에서 아내와 함께 공연을 앞둔 그는 부부이기에 호흡이 더 잘 맞다고 얘기했다. "무대에 나가서 서로 호흡이 안 맞으면 힘든데, 한숨 한번 쉬는 걸 가지고도 뭘 원하는지 아니까 좋아요. 싸울 때도 있지만 연주할 때 어느 누구보다도 호흡이 잘 맞지요."

박종훈은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작은할아버지의 권유로 3살 때 바이올린을, 5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다. 12살 때부터 피아노에만 전념했고, 15살 때 서울시향과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을 협연했다. 이후 줄리아드 음대 대학원에선 세이모르 립킨을, 이탈리아 이몰라 피아노 아카데미에서 라자르 베르만을 사사했다. 2000년 이탈리아 산레모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유럽 무대에 데뷔했다. 2009년에는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최초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을 완주했다. 이탈리아 20여 개 도시에서 독주회를 열었고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그는 앞으로도 피아니스트로서 굉장히 많은 걸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녹음을 통해 많은 레퍼토리를 남기고 싶어요. 숨넘어가는 순간까지 녹음하고 있는 피아니스트이고 싶네요. 제 연주를 듣고 사람들이 행복해하길 바랍니다."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