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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경제동맹의 현장… LG·GM ‘케미’로 전기차 ‘캐즘’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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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6. 04. 17:47

| 르포 | 테네시 얼티엄셀즈 제2공장
배터리셀 품질기준 수율 한달만에 달성
역대 최단… 각 강점 살린 팀워크 빛나
교육·제조 등 전 공정 한 건물서 이뤄져
3단계 시뮬레이션 통한 자체 인재 육성
2028년 완공 양극재 공장 건설도 순항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인 미국 테네시주 스피링힐의 얼티엄셀즈 제2공장 전경. /제공=LG엔솔

[테네시=하만주 특파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테네시주 스피링힐의 얼티엄셀즈 제2공장은 한미동맹이 안보 중심에서 경제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지분 50 대 50으로 투자해 건설한 합작법인으로 전기차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제2공장에서 특파원단을 맞이한 LG엔솔 측 김영득 법인장·GM 측 크리스 드소텔스 공장장 등 LG·GM 임직원들은 자기소개와 함께 맡은 역할을 한국어와 영어로 설명했다.


미국 테네시주 스피링힐의 얼티엄셀즈 제2공장의 LG에너지솔루션 측 김영득 법인장(오른쪽)과 GM 측 크리스 드소텔스 공장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특파원단 앞에서 자기소개를 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하만주 특파원


◇ "서로 존중하는 최고의 파트너"… 팀워크로 공장 조기 안정화

이는 LG화학이 얼티엄셀즈 제2공장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테네시주 몽고메리 카운티 클라크스빌에 짓고 있는 배터리 셀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공장 건설 현장에서도 나타났다. LG화학 현장 책임자가 공장 건설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동안 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이한 미국 시공사 제이이던(JE Dunn) 직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러한 협력의 성과는 제2공장이 통상 1년 걸리는 품질 기준 수율(90% 이상)을 역대 최단기간인 한 달 만에 달성하고, 고객사에 납품하기 전에 3개월에 걸친 테스트 과정을 지난해 11월 완료, 올해 3월 첫 제품을 GM에 인도해 하이엔드(최고급)급 전기차 캐딜락 리릭에 탑재하도록 하는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득 법인장은 "LG와 GM이 서로 존중하면서 매우 좋은 팀워크로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GM은 미국에서 오래 사업한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안전·법률 등을 담당하고, 한국·중국·폴란드·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해 온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LG엔솔이 배터리 공정·설비·직원 교육 등을 맡는 식으로 서로의 강점을 살려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공장의 조기 안정화를 이뤄냈다고, 수요와 품질 측면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드소텔스 공장장은 한국GM에서 4년 근무했고, 3년 전 얼티엄셀즈 제2공장 담당으로 인사가 났을 때 매우 기뻤고, 지금도 한식을 즐기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LG엔솔은 오랜 양산 경험과 차별화된 기술 리더십을 갖춘 최고의 파트너이고, 최근 리릭의 성공적인 출시는 양사의 오랜 파트너십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2공장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현지 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제공=LG엔솔

◇ 전기차 시장 장기적으론 성장세… 총50GWh 생산능력 확보위한 라인 증설

이러한 협력 케미스트리(궁합)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법인장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 특히 아직 시장침투율이 낮은 북미에서 성장이 지속해서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일시적인 캐즘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미국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전기차와 이차전지 산업은 장기적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제2공장이 당초 목표인 총 50기가와트시(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라인을 계속 증설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50Gwh는 1회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 공장은 축구장 35배 크기인 연면적 24만7000㎡ 규모로 2조7000억원이 투자됐으며 셀 공장의 특징상, 여러 개의 건물이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공장동 건물에서 모든 교육에서 제조까지 모든 공정이 이뤄지고 있다.

◇ LG엔솔, 숙련자 부족 문제 해결에 시뮬레이터 등 인력 육성 프로그램 운영

제2공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김 법인장은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는 작업자의 숙련도 확보에 시간이 더 걸린다며 미국 공장을 잘 운영하기 위한 전문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에 미국 행정부가 많이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 정부와 재계는 미국 행정부가 전문 교육·기술을 보유한 한국 국적자에게 연간 최대 1만5000개의 전문직 취업비자를 발급하도록 하는 '한국과의 파트너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에 대한 미국 의회의 초당적인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

LG엔솔은 '법안' 통과만을 기다리지 않고, 자체적인 인력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2공장은 16대의 시뮬레이터를 운영하면서 신입·설비 조작자·엔지니어 등 3단계 인재 육성 시뮬레이션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이 시뮬레이터의 개발자인 김 법인장은 "미국의 배터리 산업이 한국·중국과 달리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경력자 모집이 어려워 신입사원들이 빨리 숙련도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 중 하나로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고 했다.

◇ LG화학, 북미 최대 규모 공급망 구축

지난달 31일 방문한 LG화학의 양극재 공장 건설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LG화학의 현장 책임자는 지난해 12월 19일 착공식 이후 올해 1월 장비 반입, 2~3월 부지 정지 작업, 4월 바닥 다짐 작업 및 파일 공사 작업, 그리고 지금은 파일캡이라는 기초공사를 진행하면서 첫 번째 철골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170만㎡(51만4250평) 부지에 1단계로 약 2조원을 투자해 5만평의 규모의 공장을 건설, 2026년 6월부터 양산을 시작하고, 2028년 4월까지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60만대분에 해당하는 연산 6만t의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양극재를 생산할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LG화학은 전기차 이차전지 밸류체인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부문에서 북미 최고·최대 규모의 공급망을 구축, LG엔솔뿐 아니라 다른 북미 배터리 셀 업체에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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