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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전단’ 단체 간담회 추진…‘상황 안정’ 당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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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4. 06. 11. 16:39

"기존 입장대로 자제 요청 안할 것...우회적으로 자제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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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을 날리는 탈북민 단체 /연합뉴스
정부는 11일 대북전단을 살포한 단체들과 간담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헌법 관례에 따라 '표현의 자유' 기조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살포 자제'를 요구하지 않았지만,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남북 간 갈등이 고조된 터라 상황 자제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에 따르면 대북전단을 살포해온 탈북민 단체 등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통일부는 그동안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탈북민 단체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소통을 유지했다. '대면 간담회'를 따로 마련하는 이유에는 보다 긴 호흡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일환이라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빠른 시일내 관련 단체들과 만나 긴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며 "단체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으기 보단, 가능한 대로 몇곳이라도 만나서, 사정에 따라서는 '일대일'로도 면담을 진행하는 등 만남을 계속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간담회 의제에 대해서는 "대북 전단에 관한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으며 이번 간담회에서 살포 자제 요청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헌법 재판소는 문재인 정권 시절 제정된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는 김여정 하명법이라 불리던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으로, 당시 헌재는 '표현의 자유'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 등을 존중하고, 전단 살포를 법으로 금지하거나 처벌해선 안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정부도 이에 따라 자제를 요청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다만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지난 9일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지만 이튿날에는 방송을 하지 않는 등 남북 갈등이 더는 고조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려는 분위기다. 탈북민 단체들은 북한의 오물 풍선을 맞대응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부는 대면 간담회를 통해 '상황의 안정' 차원으로 우회적인 절차를 통해 당분간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도 "일부 전단 살포를 불필요하게 알리거나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해서 맞대응을 유도하지 않도록 당부할 필요는 있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내민간 탈북단체 단체들은 2000년대 초부터 풍선을 이용해 대북전단을 살포해 왔다. 당시 살포한 대북전단에 북한 지도층의 실상을 알리는 내용이 담기면서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북한 주민의 알권리와 무관하게 북한 지도부를 자극해 남북관계 갈등을 유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북한이 헌법, 노동당 규약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유일사상 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에 따라 최고 지도자를 모욕하는 인쇄물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은 지난 2011년 '대북전단은 심리전, 심리전은 곧 전쟁'이라고 선포한 데 이어 2014년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 10여 명이 경기 파주 통일동산에서 대북전단을 날려보내자, 유포지점을 포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북한은 박근혜 정부 당시 박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을 남한에 살포했고, 문재인 정부 때도 대남활동을 지속했다. 다만 문 정부 당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었던 터라 2019년까지 대북전단을 비방하는 성명과 담화를 발표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남북관계를 경색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대북전단'을 명분으로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2020년 6월 4일 당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어겼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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