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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수출 대국 호주, 이젠 한국서 역수입해야 할 처지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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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4. 09. 09. 13:43

배스해협 인근 매장량 급감으로 내수용 가스 공급에 큰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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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남쪽 포트 켐블라에 건설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시설 조감도. /스쿼드론 에너지 제공
카타르와 더불어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 중 하나인 호주가 사상 처음으로 외국에서 천연가스를 사 올 처지에 내몰렸다.

호주 에이비시 방송(ABC)은 8일(현지시간) 호주 최대 천연가스전의 매장량이 급격히 떨어져 내수용 가스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호주 정부 역시 내수용 천연가스 공급 부족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호주 에너지 시장 운영국(AEMO)은 몇 년 안에 내수용 가스 공급이 겨울철 수요에 훨씬 못 미칠 수 있다고 예측했다. AEMO는 수요 공급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스전 개발이 필수적이었지만, 환경 보호와 탄소배출 감소와 관련된 논쟁으로 수년간 가스전 개발이 지체되면서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시기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천연가스 공급사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100km 남짓 떨어진 포트켐블라에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기 위한 한화 약 1조 원 규모의 터미널이 건설되고 있다. 이들은 미국, 캐나다, 카타르, 파푸아뉴기니와 더불어 호주산 천연가스의 대부분이 인도되는 한국, 일본에서도 역수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호주 정부의 에너지 정책 실패가 외국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할 지경에 이르게 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지고 재생에너지 생산이 늘어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지만, 공급이 수요보다 훨씬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정부 역시 인구의 대부분이 거주하는 빅토리아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남호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배스해협 매장량이 급감하면서 공급량이 최대 4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윌킨슨 자원부 장관은 "민간 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은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천연가스 공급망 안정을)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면서 "수입 천연가스에 대한 최후의 구매자로 나서거나 비축분 구매의 형태로 천연가스 수입업체와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스전 개발을 반대하는 측은 가스 산업이 새로운 개발을 추진하고 기존 가스전의 수명과 이익을 연장하기 위해 공급 부족에 대한 두려움을 의도적으로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호주에서 수출되는 가스의 절반 이상(56%)을 수출하는 다국적 기업은 호주에 세금을 납부하지 않지만, 호주는 이들로부터 내수용 천연가스를 고가에 수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스 산업 분야 근로자 수는 2만1000여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0.15%에 불과하다면서 호주 정부가 다국적 기업에 휘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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