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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비용 월급의 2배?…결혼도, 얼리지도 못하는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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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출산하고 싶어요]
미혼여성 69.8%, 난자 동결 의향 있다
전문가 "냉동 난자 시술 지원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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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게티이미지
"월급이 250만원인데 냉동난자 시술을 하려면 두달치 월급이 필요해요"

대학원을 마치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모씨(30)는 불안한 고용환경에 경력을 쌓느라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있다. 김씨는 "아직 출산은 먼 얘기였는데 주변 얘기를 들어보니 노산이 멀지 않았다는 불안함이 몰려왔다"며 "냉동난자 시술을 알아봤지만, 500만원이라는 생각보다 높은 비용에 깜짝 놀라 포기했다"고 말했다.

남녀 구분없이 사회활동이 활발해지고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로 취업·결혼·출산 연령이 늦춰지면서 최근 '난자냉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치열한 노동시장에서 경력 단절이나 육아 부담을 고민하는 여성이 해마다 늘어나는 만큼 전문가들은 가임력 보존을 위해 냉동난자 시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5일 아시아투데이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 31.45세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른 생물학적 노산 기준인 만 31세를 넘겼다. 결혼하자마자 출산해도 노산에 가까운 셈이다. 이렇다보니 지금 당장은 결혼이나 출산 생각이 없어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보험처럼' 난자를 보존하고 싶은 여성들의 수요가 몰린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의료 기관에서 보관 중인 냉동 난자 개수는 2020년 4만21200여개에서 지난해 10만개를 넘는 등 약 2.5배 증가했다. 비의료적 가임력 보존 시술, 다시 말해 난자 동결을 받은 여성 역시 2016년 231명이었으나 2018년에는 677명으로 2년 사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분당차병원 난임센터가 출산 전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난자 보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미혼 여성의 69.8%가 난자를 동결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여성의 가임 능력이 나이와 밀접한 만큼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난자를 냉동 보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마리아의료재단 주창우 가임력보존센터장은 "30대 초반에 냉동한 난자로 시험관 시술을 하면 성공률이 40~50%에 이르지만, 40대 난자를 이용할 경우 성공률은 10~20%로 급격히 떨어진다"며 젊은 여성들의 난자동결이 임신에 더욱 효과적임을 강조했다.

다만 높은 비용이 큰 장애물이다. 난자 채취부터 동결, 보관까지 전 과정에 300만원~500만원가량 들고, 보관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용도 더 증가한다. 만약 채취된 난자 수가 부족해 추가 시술을 하게 되면, 같은 비용을 다시 지불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에서 냉동난자 시술 비용 지원을 시작하긴 했지만 최대 200만원의 한도 내에서 50%만을 지원하는 등 비용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주 센터장은 "시술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크고, 성공률이 높아 실질적인 출산 대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가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냉동 난자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다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역시 "여성들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둘의 양립이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냉동난자에 관한 여성들의 관심은 이 같은 사회구조적 모순을 반영한 것"이라며 "냉동 난자 시술 지원을 확대해 젊은 여성들의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이 저출산 해결의 긍정적인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채연 기자
박서아 인턴 기자
공주경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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