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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푸틴과 90분·젤렌스키와 60분 통화, 종전 논의...푸틴에 가까운 종전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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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2. 13. 06:57

트럼프,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러 점령 우크라 모든 영토 탈환·우크라 나토 가입, 비현실적"
젤렌스키 "나토 미가입시, 러 규모 군대 구축 무기·돈 미국에 요청"
우크라 도착 미 재무 "광물 거래, 안보 방패"
US-POLITICS-INTELLIGENCE-GABBAR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털시 개버드 국장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상원은 이날 개버드 국장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52표·반대 48표로 가결 처리했다. 공화당 의원 53명 중 미치 매코널 전 상원 원내대표만 반대표를 던졌다./AF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통화하고, 종전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통화 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푸틴과 길고 고도로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푸틴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결국 만나고, 그가 이곳(미국)에 오고 내가 그곳(러시아)에 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는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푸틴과 90분·젤렌스키와 60분 통화, 종전 논의
트럼프 "푸틴과 미·러 방문 회담...먼저 사우디서 만날 것"

크렘린궁도 이날 두 정상이 1시간 30분 가까이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 공식 발표 기준으로 미·러 정상의 통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하기 직전인 2022년 2월 12일 푸틴과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이 1시간가량 통화한 이후 3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 약 1시간 통화한 후 "대화는 아주 잘 진행됐으며 그도 푸틴 대통령처럼 평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 대통령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평화를 달성할 기회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함께 일할 준비와 드론 및 기타 첨단 산업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기술 역량에 관해 논의했다"고 썼다.

푸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6월 28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FP·연합뉴스
트럼프 젤렌스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4년 12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트럼프·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러 점령 우크라 모든 영토 탈환·우크라 나토 가입, 비현실적"
푸틴 입장 가까운 종전 협상 기준 제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와 관련, "나는 그것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2014년 이전 수준으로 탈환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며 "일부는 되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40여개국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비슷한 종전 협상 기준을 제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도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주권적이고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원한다"면서도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2014년 이전 국경으로 돌아가는 것은 비현실적인 목표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고, 이 환상적인 목표를 쫓는 것은 전쟁을 연장하고, 더 많은 고통을 야기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속 가능한 평화에는 "전쟁이 다시 시작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강력한 안전보장이 포함돼야 한다"면서도 그 보장의 일환으로 미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협상 타결의 현실적인 결과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돈바스 지역 등 2014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모든 영토를 되찾는 것과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종전 구상은 푸틴의 주장에 가깝다. 푸틴은 지난해 6월 14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즉각적인 종식 조건으로 △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 러시아가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 전체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철수를 제시했다.

BELGIUM NATO DEFENSE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왼쪽)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EPA·연합뉴스
◇ 젤렌스키 "우크라 나토 미가입시, 러 규모 군대 구축 필요 무기·돈 미국에 요청"
미 재무장관, 우크라 도착 '광물 거래' 논의...미 밴스 부통령·루비오 국무~젤렌스키 뮌헨서 협상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일 방영된 영국 ITV 인터뷰에서 종전 조건으로 안전보장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까지 푸틴이 요구한 종전 조건에 '반대한다'고 말해 와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일부 입장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논의에서 조만간 나토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평화 협정에 따른 군사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실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발간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이는 우크라이나가 그 영토에 나토를 구축한다는 의미로 현재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규모의 군대가 필요하다"며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무기와 돈이 필요하고, 미국에 이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플랜 B'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광물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제안했고, 지난달 20일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 각료로서는 처음으로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광물 거래'가 전쟁 후 우크라이나의 '안보 방패'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종전 협상 논의는 오는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하는 미국 J.D. 밴스 부통령·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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