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 연락하라 하기도, 내가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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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원장은 1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홍 전 차장 교체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국회 측 질의에 "홍 전 차장의 정치적 중립 관련해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지난해 8월쯤 국회 정보위에서 국정원에 계셨던 지난 정부 어느 야당 의원이 홍 전 차장을 지목하면서 '차장이 나 국정원에 있을 때 유력한 사람 통해 일곱 차례 나한테 인사청탁을 하지 않았느냐'는 말을 했다"며 "그 얘기를 듣고 제가 깜짝 놀랐다. 거기에서 들었던 모든 사람들도 깜짝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유력한 야당 의원이 누구냐는 질의에는 "지난 정부 국정원에 재직한 바 있는, 야당의원인데 제가 이름을 말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가 "국정원에 있었던 야당 의원이라면 박지원 의원이나 박선원 의원이냐"고 묻자 "그렇다"며 "속기록에 남아 있으니 (둘 중 누구인지는) 제가 말을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계엄 바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 한번 하시죠"라고 말해 거절했다고도 했다. 그는 "평소 연락도 않는 야당 대표에게 연락한다면 누가 보더라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홍 전 차장을 해임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야권과 관련한 정치적 중립 문제가 심각하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분명한 사실은 홍 전 차장은 몇 달 전부터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해서 원장의 신임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홍 전 차장이 비상계엄 당일 술을 만신 상태였다고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장이 해외에 있는 줄 알고, (오후 8시쯤) 홍 전 차장에게 '국정원장 부재 중이니 잘 챙기라'고 전화했는데 안 받았다"며 "20여분 있다가 (홍 전 차장에게) 전화가 왔다. 딱 받아보니 저도 반주 즐기는 편이라 아는데 홍 전 차장 목소리가 술을 마셨더라. 국정원장 부재 중인데 벌써 이러는 건 온당치 않다고 판단했고, '이따가 전화할 일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한 이유에 대해 "'방첩사령관이 (홍 전 차장과) 육사 선후배니 방첩사 지원을 잘 해줘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홍 전 차장은 이 통화에서 윤 대통령에게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고 대상자 명단을 수첩에 받아 적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박지원 의원은 조 원장의 인사청탁 진술이 나온 직후 SNS에 "홍 전 차장이 직접 제게 청탁한 게 아니고 주영대사를 역임하신 전 국정원 간부가 6~7차례 청탁, 거절한 것이 전부로 홍 1차장은 정보위 회의에서 이때가 첫 대면이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