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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선희 독설 후 미사일 도발… “美 대화 촉구”

北, 최선희 독설 후 미사일 도발… “美 대화 촉구”

기사승인 2022. 11. 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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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北외무상, 한미일 정상회담 비난
北,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 발사
美, 北 탄도미사일 규탄...북·미 대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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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한 외무성 모습./연합뉴스
북한이 17일 최선희 외무상 담화를 통해 한·미·일의 확장억제 강화를 비난한지 1시간 40분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며 북·미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최 외무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서 발표한 담화를 통해 한·미·일 정상회담과 최근 진행된 3국 간 연합 군사훈련을 거론하며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 발표시간이 미국 시각 심야가 아닌 저녁이란 점, 발표의 주체가 대미 채널인 최 외무상이란 점을 미뤄 볼 때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평가다.

북한은 최 외무상이 담화를 내놓은 지 약 1시간 40분 뒤에는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하며 긴장수위를 높였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전 10시 48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SRBM 도발 징후를 포착한 한·미 군 당국은 이날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 양국 이지스함과 여러 탐지자산들이 참여한 가운데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이 SRBM을 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데 대해 미국 정부는 규탄 입장을 내고 북·미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발사는 올해 다른 발사와 마찬가지로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이 대화에 관여할 것을 적극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미·한일 북핵 수석대표도 북한이 8일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것을 강력히 규탄했다. 우리측 북핵 수석대표인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각각 유선협의를 했다.

3국 수석대표는 "최 외무상 담화를 통해 도발로 인한 역내 긴장 고조의 책임을 외부로 전가하고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외무상 담화에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며 북한을 비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내에 군사적 긴장감을 유발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면서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프놈펜 성명)에서도 3국 정상은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언급했다.

문홍식 국방부 대변인 직무대리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노골화하고 있고 과거 어느 때보다 고도화하는 안보 현실에서 (한·미·일)3국 안보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북측 최 외무상 담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최 외무상의 담화와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과 동계훈련의 예고성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북한이 미국에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라는 평가를 내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의 SRBM 발사가 시간상으로는 최선희 외무상의 담화가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면서 내용상으로는 우리측의 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 그리고 동계훈련의 예고성 의도도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번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점점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미사일을 계속 시험발사함으로써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오늘 최 외무상의 발언이 강한 톤이긴 하지만 최 외무상이 전면에 나선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며 "우리는 다 준비돼 있으니 미국이 '대화할 거면 대화하고, 대결 국면으로 갈 거면 가라'를 선택하라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흐름을 봐야하는 데 북한은 물론 한·미도 호흡 조절을 해야 되는 시점"이라며 "그 시점에 최 외무상이 등장한 건 당장 대화를 하자고 신호를 보낸건 아니라고 해도 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가자, 어쨌든 대화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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