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적용, 데이터 신뢰성 확보
정의선 회장 "탄소중립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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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생애 전주기에 걸친 탄소 배출 추적은 향후 완성차 기업 간 '초격차' 핵심이 될 잣대로 주목되고 있다. 상황에 따라 핵심 시장 진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무역장벽 리스크이자, 상대적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IGIS는 원소재 채취부터 제조·수송·운행·폐기에 이르기까지 완성차의 생애주기 전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소 배출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간접 규제 대상이던 '제품 단위 탄소 배출량'도 직접 규제로 강화돼 제품 생애주기 전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지면서 IGIS를 개발하게 됐다.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GEMS)·협력사 탄소 배출 이력 관리 시스템(SCEMS) 등을 구축해 국내외 사업장과 협력사의 탄소 배출량을 대응해 왔다. 이번에 구축한 IGIS는 기존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고 차량·기업 단위의 탄소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완성차 전과정 평가(LCA)'를 추가했다.
LCA를 적용하면 자동차 생애주기 전체를 유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과정별 정량적 데이터 수집을 통해 체계적인 탄소 배출량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복잡한 관리방식을 개선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시스템 연동을 통해 업무 자동화도 용이하다.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도 적용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탄소 배출량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부사장은 "탄소중립 2045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통합 탄소 배출 정보 시스템(IGIS)을 구축했다"며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현대차그룹 활동 전반에 걸친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고 친환경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탄소중립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누적 기준으로 총 25개 차종에 대한 LCA를 수행했다. LCA 결과를 기반으로 전 과정 각 단계별 환경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차량의 친환경성 개선 활동을 발굴·추진하고 있다.
원료 채취 단계에서는 친환경 철강과 알루미늄 소재를 확대하고 부품 제작·차량 생산 단계에서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과 자원순환 등을 통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신차 개발 시에는 LCA 결과를 고려해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새로 출시된 모델인 코나와 기존에 선보였던 차종인 아반떼에 대한 LCA를 수행했다. 코나의 가솔린 엔진과 EV 모델의 지구 온난화 영향도를 비교해보면 EV 모델의 지구 온난화 영향도가 약 17% 낮았다. 하지만 EV를 제조하기 위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사용되지 않던 소재들이 많이 사용되어 원소재 채취 단계에서의 환경영향 비중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현대차는 LCA를 통해 발견한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체 부품과 친환경 재활용 소재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