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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 줄어도”…대방·서희·양우 등 중견사 새해 첫 분양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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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1. 13. 14:44

대방산업, '부산에코델타시티 대방 엘리움'서 300여가구 미달
양우건설, '천안 두정역 양우내안애' 공급했지만 63건 접수 그쳐
“대출 규제에다 수도권 외곽·지방 시장 침체 더해지며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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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연합뉴스
올해에도 주택 청약 시장에서 중견사들의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 대방·서희·양우건설 등이 최근 새해 첫 아파트 분양에 나섰지만, 잇따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안았다. 정부·은행의 대출 조이기 기조가 이어지며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해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대형 건설사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하다 보니 중견사들이 서울 도심이 아닌 수도권 외곽·지방 등에 주로 아파트를 공급하며 계획된 분양 물량을 채우지 못한 곳이 속출하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순위 23위의 대방건설과 함께 대방건설그룹의 계열사인 대방산업개발(77위)은 최근 부산에서 아파트를 공급했지만,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 9~10일 부산 강서구 '부산에코델타시티 대방 엘리움 리버뷰'에서 469가구에 대한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단 140명만이 청약에 접수했다.

아파트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이 단지 분양 물량이 모두 전용 119㎡형 단일평형으로 공급되며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다"며 "분양가도 평균 8억원선으로, 지난해 입주한 인근 '에코델타스마트시티수자인'의 전용 132㎡형 시세(7억2000만~8억원) 보다 비싸 인기를 끌지 못한 듯하다"고 말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50위의 중견사 양우건설도 최근 아쉬운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양우건설은 이달 6~7일 충남 천안시 '천안 두정역 양우내안애 퍼스트로'에서 406가구를 일반공급했지만, 청약 접수는 단 63건에 그쳤다. 이 단지가 천안 부동산 중심지로 꼽히는 서북구 두정동 일원에 들어서는 데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두정역 도보권에 위치하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라는 게 분양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역 시세 대비 비싼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단지 전용 84㎡형 분양가는 4억6500만~4억9500만원대로, 두정역 초역세권 단지인 '천안두정역푸르지오'(2009년 입주)의 같은 평형 시세(3억2000만~3억5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비싼 수준이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8위인 서희건설도 최근 수도권에서 조합원 취소로 나온 물량의 분양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지난 10일 인천 '인천강화서희스타힐스1단지'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조합원의 계약 취소로 나온 14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을 받았지만, 단 9건 신청에 그쳤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무순위 청약 등 '줍줍' 물량에 수요자가 대거 쏠리고 있다는 점에서 저조한 청약 결과다. 강화군 한 중개사는 "지난해 8월 이 단지 입주가 시작됐는데, 이번 계약 취소로 나온 전용 59㎡형 분양가는 3억6700만~3억7500만원대"라며 "현재 지역 아파트값 하락세로 이 아파트 같은 평형 분양권이 2억6900만~2억7300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수요자들로부터 다소 외면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최근 수년간 계속된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주택 경기 침체 여파를 중견사들이 피하지 못한 결과로 보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는 15만여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분양 물량(22만2000가구) 대비 29% 줄어든 수치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역대 최소 물량이기도 하다.

이처럼 올해 분양 물량이 '역대급'으로 줄어들 전망이지만, 지난해 9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정부·은행의 대출 규제로 인한 청약 시장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올해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어도 최근 대출 규제 등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수요자들의 청약 통장 사용에 한층 더 신중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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