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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이 안타까움을 더하는 가운데 피해 학생 부모가 사용한 녹음 앱이 때아닌 논쟁을 불러왔다.
11일 대전시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교사들은 '교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하는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논쟁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사건 직후 한 교사 커뮤니티에는 녹음 앱 사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결국 학부모도 몰래 녹음하고 있었다는 거냐"며 불쾌감을 드러내는가 하면 "교실에서 학생들 휴대폰부터 끄게 해야겠다"며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유저도 있었다.
심지어 "저런 앱은 금지시켜야 한다", "불법 도감청을 조장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았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이러한 교사들의 반응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사로서 떳떳하다면 녹음이 무슨 문제냐", "여아 살해 사건보다 녹음 앱에 더 관심이 쏠리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논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이가 학대받을까 걱정되는 부모 마음은 당연한 것 아니냐", "학교에 대한 믿음이 없으니 저런 앱이라도 쓰는 것"이라며 학부모의 입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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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초등학교 주변에 몰려든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
과거에도 교사-학부모 간 녹음 관련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학부모가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하거나, 자녀의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교실 상황을 청취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쟁의 근본적인 원인을 교사와 학부모 간의 '신뢰 부족'에서 찾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학교 차원에서도 녹음 관련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교사의 교육 활동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전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가 8살 여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학생 부모는 연락이 되지 않는 피해 학생을 찾을 당시 휴대전화 주위에 있는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는 '부모 보호 앱'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