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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장기화된 배터리 소송전…신경전 경계하는 LG화학

[취재뒷담화] 장기화된 배터리 소송전…신경전 경계하는 LG화학

기사승인 2020. 11.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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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 확정<YONHAP NO-3490>
LG화학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연합뉴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결론을 12월10일로 또 한차례 연기하면서 장기화되는 조짐입니다. 당초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측의 배터리 기술을 빼낸 증거를 인멸했다는 이유로 조기패소를 결정한 이후 10월5일 최종판결을 내리기로 했으나 코로나19에 같은 달 26일로 연기하더니 또다시 연기한 겁니다.

ITC가 계속해서 최종결론을 미루면서 여론은 점점 LG화학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양상입니다. 중국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막대한 소송비용을 치르면서 다툴 필요가 있냐는 의견입니다. 게다가 LG화학이 최근 배터리 사업부문 분사와 현대자동차 코나EV의 화재사건 등으로 수세에 몰리면서 여론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거죠.

ITC의 최종판결에 따라 델라웨어에서의 손해배상피해소송에서 손해배상을 받고 깔끔하게 마무리지으려고 했던 LG화학으로서는 당혹스럽습니다. 언제까지 소송 외 SK이노베이션과 장외 신경전을 벌려야 하는지 답답한 거죠.

최근에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한 칼럼리스트가 SK와 LG의 배터리 싸움은 미국 대선시 조지아주에서 승리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와일드카드가 될 수 있다며 ITC가 SK이노베이션에 패소판견을 내릴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컬럼에 대해 LG화학 임원이 반박 기고문을 내 논란도 있었습니다.

제목부터 시작해 회사의 임원이 반박 기고문을 낸 것 자체가 과민반응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LG화학의 장승세 전지사업본부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지난달 2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Trump Should Stay Out of Korean Dispute(트럼프는 한국 배터리 분쟁에서 빠져라)’라는 제목으로 기고문을 냈습니다.

내용은 “대통령이 ITC 판결을 뒤집을 경우 미국 법을 위반하고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훔치는 기업의 편의를 봐주는 안 좋은 선례를 남길 것”이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미국 대통령 이름이 나가 자칫 선정적일 수 있지만 여느 신문사가 그렇듯 제목은 언론사가 직접 뽑는 것입니다. 그리고 외국에서는 자신의 의견과 다를 경우 반박 기고문을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내용을 보면 LG화학의 입장으로서 의견을 개진할 만합니다.

국내 기업들끼리의 소송전이라 소모전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오히려 달리 생각하면 이번 소송은 K-배터리 발전을 위해서라도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될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칫 중국이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한국의 기술력을 함부로 뺏어갈 여지를 줄 수도 있습니다.

소송의 장기화로 피로도가 쌓일 수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 경쟁이 전세계적으로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민감한 기술력에 대한 판단은 더 냉철하게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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