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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쓴소리 아프게 들어야

[사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쓴소리 아프게 들어야

기사승인 2021. 04. 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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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후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친문 강성파 당원들이 강력 반발해 당이 한동안 홍역을 치러야 할 것 같다. 초선 의원들은 9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더민초)을 세력화하고 조국 사태 등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강성파들은 ‘더민초’를 향해 “배은망덕하다”는 말로 역공을 폈다.

‘더민초’는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자들은 원내대표·당대표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했는데 비대위원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 송영길 의원 등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초선 의원들은 “검찰개혁이라는 블랙홀에 빠져 민생을 소홀히 했다”, “청와대 인사에 원칙이 없다”는 말로 당과 청와대를 동시 겨냥했는데 이전에는 감히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이었다.

오영환 의원 등 초선 5명은 한발 더 나아가 ‘2030의원 입장문’을 발표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했는데 강성파 당원들은 이들 5명을 “내부 총질하는 초선 5적,” “배은망덕한 초선 5적”으로 몰아세웠다. 조국 사태를 공개 비판한 것은 놀라움 자체다.

초선 의원들이 당 쇄신을 요구하는 것은 늦었지만 의미는 크다. 일부에선 당이 ‘내로남불’할 때는 숨을 죽이고 이제야 입을 연 게 더 문제라는 소리도 나온다. 늦게라도 반성해서 당이 환골탈태(換骨奪胎)하면 좋겠지만 강경파의 행동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당 대표에 도전하는 송영길 의원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두고 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참패에 낮은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쓴소리, 당 내외 비판도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그런데 초선 의원들이 쓴소리 좀 했다고 강성 당원들이 문자폭탄을 돌리는 것은 낮은 자세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생각과 거꾸로다. 당내 비판도 수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의 비판을 감내하며 당이 새롭게 태어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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