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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부동산 승부, SH에서 시작되나

오세훈의 부동산 승부, SH에서 시작되나

기사승인 2021. 04. 2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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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온라인 취임식을 가진 오세훈 서울시장/연합
경찰이 부동산업자에게 뇌물 받은 정황이 포착된 서울주택도시공사(SH) 직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석인 SH사장 인선 등을 통해 조직을 추스리고, SH의 원활한 임대주택공급을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1년의 임기 동안 부동산 가격안정과 공급확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공급확대는 재개발·재건축은 물론 토지용도변경 등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가격안정은 빠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임대주택으로 임대수요를 많이 흡수할수록 민간임대주택의 임대가격이 낮아지게 돼 주택 매매가격까지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사업을 총괄하는 SH가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지만 사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경찰 수사까지 받게 돼 신속한 사장 선임과 조직 안정이 우선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SH는 조만간 사장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임원추천위원회는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서울시의회가 3명, 서울시와 SH에서 각각 2명씩을 추천한다. 임추위 추천 인사 2명 중 1명을 서울시장이 임명한다.

SH에서 오 시장에게 힘을 보태지 않는 한 서울시의회의 입김이 임추위에서 크게 작용할 수 있어 오 시장이 자신과 손발이 맞을 사람을 사장으로 임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만약 SH가 오 시장에게 힘을 싣는다면 오 시장은 시의회의 견제를 넘겨낼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SH에 대한 경찰 수사는 오 시장의 영향력이 좀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추위는 늦어도 내달 초까지는 구성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 때까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모양새야 어떻든 일단 SH측에서 사장 임명권자인 오 시장을 좀 더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3일 오전 9시30분쯤부터 7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 SH 본사와 지역센터 2곳 등 3곳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택지개발지구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첩보를 수집하던 중 SH 직원들이 택지지구 내에서 분양권 거래를 하는 부동산 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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