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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美서 ‘백신 완제품 수혈’ 불구 현지는 코로나19 ‘생지옥’

인도, 美서 ‘백신 완제품 수혈’ 불구 현지는 코로나19 ‘생지옥’

기사승인 2021. 04. 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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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코로나
28일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인도 파트나의 한 병원에 도착한 모습. /제공=신화연합
인도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완제품을 포함해 1억달러(약 1110억원)에 달하는 긴급 물품을 미국으로부터 지원받는다. 그러나 현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가 다시 퍼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와의 공고한 우호 관계를 위해 긴급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며 “수일 내에 인도에 있는 협력 기구로 긴급 물품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긴급 물품에는 관심을 모은 백신 완제품이 포함된다. 앞서 미국이 주문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2000만 회분은 인도로 공급된다. 미국은 모더나·화이자 백신으로도 충분한데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아직 사용 승인을 하지 않은 상태다. 백악관은 지난 26일 “미국이 6000만 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다른 나라에 내놓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백신 완제품과 함께 미국 정부는 응급환자용 산소공급장치와 개인보호장비 등 관련 의료 장비도 보내주기로 했다.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N95 마스크 1500만장, 코로나19 긴급진단 키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2만 회분 등이다. 의료물품을 실은 항공편은 29일부터 다음 주까지 순차적으로 인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같은 날 러시아도 인도에 대규모 의료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인도로 산소농축기(산소발생기), 인공호흡기, 코로나19 치료제 등과 다른 필요한 의약품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백신 및 의약품 수혈에는 어느 정도 숨통을 텄지만 인도 현지는 여전히 코로나19 생지옥이 따로 없다. 29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전날부터 약 24시간 동안 주별 통계치 합산)는 37만9257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사망자는 이틀 연속 3000명을 넘었고 누적 사망자는 20만4832명이다.

이마저도 CNN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인도의 열악한 인프라와 검사 부족 등을 근거로 할 때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는 실제 수치(1837만6524명)보다 20~30배 많은 5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불똥은 주변 나라들로 옮겨가 우려를 키운다. 27일 기준 인도 북동쪽에 위치한 네팔의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2908명으로 늘어났다. 네팔은 지난달 하루 확진자가 80~90명대에 머물렀다. 인도 북서쪽에 있는 파키스탄과 동쪽에 있는 방글라데시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1000명대에 머물던 파키스탄은 이번달 갑자기 확진자가 5000명대까지 치솟았다. 방글라데시는 지난달 400~500명대를 유지하다 이번달 7000명대로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도에서 병상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인도 NDTV에 따르면 뉴델리의 한 코로나19 전문 병원에서는 병원 문을 열어주지 않아 문 앞에서 약 세 시간을 기다리다 결국 어머니를 잃은 한 남성의 사연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인도 당국은 병상 부족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컨벤션 센터 등에 병상을 설치하고 있고 일부 호텔도 치료 시설로 돌리고 있지만 폭증하는 환자를 감당하기 역부족이다.

급기야 분노한 환자 가족이 병원 기물을 부수고 의료진마저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델리 남부 대형병원인 아폴로 병원에서는 전날 병실을 구하지 못한 여성이 숨지자 유족이 병원 직원 등을 흉기로 공격했고 관련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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