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뒷담화] 삼성전자 갤럭시에 관심없는 10~20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민
네이버 데이터랩 연령별 클릭량 살펴보니
10~20대 아이폰12를 갤럭시S21보다 더 많이 찾아
30대 이후부터 갤럭시S21이 아이폰12 클릭량 이겨

삼성 ‘갤럭시 버즈 프로 with 라네즈 네오 쿠션 콜라보라해’ 패키지/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1분기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4위로 밀려났습니다.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으로는 1위를 지켰지만, 5G 단말 비중이 적었던 탓입니다. 1분기 5G 스마트폰 시장 1위는 애플(30.2%), 2위는 오포(16.1%), 3위는 비보(14.5)가 차지했죠. 5G 스마트폰은 8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은 만큼 아쉬운 결과입니다.

삼성전자가 놓친 고객은 1020세대입니다. 3일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최근 3개월(2월2일~5월2일) ‘갤럭시S21’과 ‘아이폰12’의 연령별 검색어 클릭량 추이를 살펴보니 확연한 차이를 보이더군요.

최근 3개월(2021년 2월2일~5월2일) 10대 남녀의 갤럭시S21(초록색), 아이폰12(분홍색) 클릭량 추이. 아이폰12에 대한 관심이 갤럭시S21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은 날도 있었다./사진=네이버 데이터랩 캡처

일단 10대로 갈수록 아이폰12 클릭량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아이폰12를 100번 찾아봤다면 갤럭시S21은 10번 살펴보는 정도입니다. 아이폰12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구형폰이고, 갤럭시S21은 1월말 출시된 신제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찔한 격차입니다. 20대 역시 아이폰 클릭량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10대보단 갤럭시S21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클릭량이 곧 소비로 이어진다고 볼 순 없습니다. 하지만 검색도 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은 더 낮을 겁니다.

갤럭시S21과 아이폰12의 클릭량 비중은 30대에 접어들어서야 비슷하거나, 갤럭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습니다. 이 수치를 살펴보면서 조금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30대인 기자 주변에는 갤럭시 사용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거든요. 동시에 삼성전자가 10대와 20대 공략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갤럭시를 사랑하는 세대도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30대 이후부터는 갤럭시, 갤럭시S21 클릭량이 아이폰과 비슷하거나 더 높았습니다. 특히 50대와 60대 이상 남성 소비자들은 갤럭시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2021년 2월2일~5월2일) 30대 남녀의 갤럭시S21(초록색), 아이폰12(분홍색) 클릭량 추이. 갤럭시S21에 대한 관심이 아이폰12보다 높거나 비슷한 모습./사진=네이버 데이터랩 캡처

10대와 20대의 ‘아이폰 사랑’에는 에어팟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선이어폰 ‘에어팟’ 시리즈를 판매 중인데요. 지난해에는 무선이어폰 시장의 31%를 차지했습니다. 에어팟 시리즈는 애플 기기와 연결해야 펌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못한 상태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에 페어링(연동)해 사용하다보면 종종 노래가 끊깁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교체 시기가 되면 아이폰으로 이동할까 고민하게 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은 보조금 등을 받아서 구매할 수 있지만 에어팟은 제값을 주고 사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죠.

삼성전자가 10~20세대 공략에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 수년간 1020세대를 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방탄소년단과 컬래버레이션이나 수많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갤럭시 스마트폰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론 10~20대와 거리를 좁히지 못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어쨋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경영진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에도 1020세대는 여전히 갤럭시보다 아이폰을 찾으니 더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여겼을겁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브랜드의 5년 후 생존을 위한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