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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키맨’ 남욱의 입에 쏠린 눈…檢, 이르면 19일 구속영장 청구

‘대장동 키맨’ 남욱의 입에 쏠린 눈…檢, 이르면 19일 구속영장 청구

기사승인 2021. 10. 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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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들어간 유동규·김만배·정영학 등 대장동 핵심 4인방
법조계, 남 변호사 진술 신빙성 의문 제기…4인방 대질신문 가능성 커
체포된 뒤 입국장 빠져 나가는 '대장동 키맨' 남욱
미국에 체류 중이던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귀국해 검찰에 체포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으면서, 그의 진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정영학 녹취록’에 지나치게 의존했다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낭패를 본 이후에도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하면서, 남 변호사의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남 변호사를 포함해 의혹의 핵심인물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각자도생에 길로 접어든 상황에서, 남 변호사의 진술이 얼마나 신빙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핵심 피의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의 구속 기한을 목전에 두고 시간에 쫓기는 검찰이 ‘남욱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은 18일 귀국한 남 변호사를 뇌물공여 등 혐의로 체포하고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와 함께 유 전 본부장에게 개발 수익의 25%를 주기로 약속하고 사업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이 과정에서 성남도개공에 수천억 원대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남 변호사는 2009년부터 대장동 사업에 참여해 김씨, 유 전 본부장, 정영학 회계사 등과 함께 이번 의혹의 ‘핵심 4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남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의 수익구조나 자금 흐름, 인물 간의 관계 등을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장동 의혹 수사의 ‘키맨’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남 변호사에 대한 조사는 김씨의 신병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앞서 수사팀은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으로부터 범죄 혐의를 소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각당한 바 있는데, 남 변호사는 미국 체류 중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 회계사의 녹취록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남 변호사가 녹취록을 뒷받침할 만한 진술이나 추가 증거 등을 제출할 경우 수사팀이 의존하고 있는 녹취록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주로 의심되는 유원홀딩스에 35억 원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의 구속 기한이 오는 20일인 점을 고려할 때, 남 변호사에 대한 조사는 유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남 변호사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장동 사업의 핵심 4인방이 서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에서 남 변호사 또한 허위진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사팀이 남 변호사의 진술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명확한 증거도 없이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낭패를 본 수사팀은 여전히 계좌추적도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날까지 성남시청에 대한 두 차례의 압수수색 등 추가 증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뚜렷한 ‘물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출신 A변호사는 “로비 의혹 등 핵심 사안에 대해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수사팀이 대질신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특히 수사팀 입장에서 남 변호사의 진술이 절실한 상황은 맞지만 무엇보다 계좌추적 등 부족한 물증 확보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사팀은 이르면 19일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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