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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찰’ 의혹 공수처 ‘통신조회 남용’ 바로잡길

[사설] ‘사찰’ 의혹 공수처 ‘통신조회 남용’ 바로잡길

기사승인 2021. 12. 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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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9 대선을 60여 일 앞두고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그의 부인, 여동생, 국민의힘 의원 84명 등을 무더기 통신 조회한 것이 드러났다. 이에 야당은 공수처가 명백한 야당 사찰을 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면담까지 요구했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공수처는 수사기관의 합법적 행위였다면서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도 수백만 건의 통신 조회가 있었다며 반박했다.

다만 민감한 대선 정국에서 공수처와 검찰, 경찰 등 국가 수사기관이 사후에 정당화할 필요도 없이 유력 대선 후보와 가족, 야당 의원, 언론인, 일부 변호사, 이들의 가족까지 대거 통신 조회를 한다는 것은 상식에 벗어난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이참에 당장 국회에 계류 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처리에 착수해야 한다.

국회에 이미 발의된 이 법안은 통신자료 제공 사실을 가입자가 따로 확인하기 전에 통신사가 의무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 부처와 수사기관들이 통신 조회를 악용하거나 남용할 소지를 원천 차단하는 한편, 인권 차원에서 사생활 보호에 필수적인 국민의 통신비밀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지난해 검찰 184만 건, 경찰 346만 건, 국가정보원 4만 건 등 수사기관들이 통신자료를 조회한 건수는 무려 548만여 건에 달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를 하고 시민단체가 헌법소원까지 냈지만 법원의 허가 없이도 통신 조회를 할 수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은 전혀 개정되지 않고 있다. 그사이 일반 국민들은 자신들도 모른 채 통신 조회 대상이 되고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과 경찰도 많이 하는데 왜 공수처만 가지고 사찰이라고 하느냐”고 반발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수사 관행에 문제가 있으면 이를 고쳐야지 그게 공수처의 무더기 통신 조회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공수처장이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를 받는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 정부와 공수처는 책임 있는 해명과 함께 제도적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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