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여야 '정쟁 도구'로 전락 '정치참사 vs 외교참사' 프레임 대결 피켓시위로 3차례 '정회'…자정 넘겨 '지지율 하락' 정부여당, 부담감 더 커져
외통위 회의장 나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
0
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정회된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국정감사가 정쟁의 장이 됐다. 지난 4일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은 마치 전쟁터와 같았다. 외교 정책을 평가하고 감사하는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총 대신 피켓을 들고 충돌했다. 윤 대통령의 최근 해외순방 당시 불거진 각종 논란을 두고 여야가 '국감장'에서 제대로 맞부딪히며 이 자리가 여야 정쟁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특히 외통위에선 여야의 '정치참사' 대 '외교참사' 프레임 구도로 파행을 거듭했다. 협치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여당으로선 국정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정국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졌다.
이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자가 설정한 관련 구호를 외치며 첨예하게 맞섰다. 피켓시위로 국감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늦은 밤까지 총 세 차례나 중단되는 촌극을 빚었다. 결국 자정을 넘기면서 외통위는 차수를 바꿔 다음날인 5일까지 국감을 열었다. 국감 질문 대신 각종 구호로 가득찬 국감장에선 여야의 피켓시위로 제대로 된 국감이 진행되지 못했다. 해외순방으로 불거진 여야 대립이 국감장까지 번지면서 향후 정국은 파행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단독 가결시킨 데 이어 자진사퇴를 재차 촉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해당 건의안을 즉시 거부하면서부터다. 이날 국감장에서도 민주당은 이 같은 주장을 반복했고, 국민의힘은 이를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일본 유엔대표부 건물까지 쫓아가 태극기 하나 없는 빈방에서 사진을 찍고 30분간 몇 마디하고 돌아왔다"며 "정말 굴욕적이고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는 정상외교"라고 질타했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소위 '바이든' '날리면' 논란을 두고 (여야가) 싸우는 모습을 국민들이 외교참사로 볼 것인가, 정치참사로 볼 것인가"라며 "지금 나라 지도자들의 모습이 이 모양이다.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석기 의원도 해외순방 논란에 대해 "영국 외교장관은 각별히 따뜻한 마음과 위로에 영국 국민이 크게 감동했다고 언급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환담 역시 실무자들의 충분히 안건 조율을 거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