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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의 자부심’ 크름대교 폭발에 보복 다짐한 푸틴…핵공격 우려↑

‘러의 자부심’ 크름대교 폭발에 보복 다짐한 푸틴…핵공격 우려↑

기사승인 2022. 10. 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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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UKRAINE-CONFLICT-WAR-BRIDGE <YONHAP NO-2588> (AFP)
8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크름대교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폭발사고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하고 보복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사진=AFP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대교 폭발사건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하고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러시아는 앞서 자국 영토가 공격받는다면 핵무기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시사해 핵 공격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AP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크름대교 폭발 사건 조사를 맡은 조사위원회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크름대교 폭발은) 매우 중요한 러시아의 민간 기반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테러 행위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를 기획한 자들과 감행한 자들, 배후에서 지원한 자들은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도 "이 범죄를 감행한 것은 실패한 국가인 우크라이나"라면서 "범죄집단인 우크라이나 정권이 저지른 테러행위이며 파괴행위"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가반(反)테러위원회는 지난 8일 오전 6시 7분께 크름대교의 차량용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서 폭탄이 폭발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3명이 숨졌으며 철도 교량에서 석유를 싣고 크름반도로 향하던 화물열차에 불이 붙어 큰 화재가 발생했다. 덴마크 교량 설계·건축 전문업체인 COWI의 데이비드 매켄지 기술이사는 크름대교의 구조가 폭발로 손상돼 완전 복구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8년 개통된 크름대교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19km 길이의 다리로, 우크라이나 침공의 상징이다. 특히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크름대교는 크름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왔다. 최근 러시아가 열세를 보이고 있는 남부 전선에 대한 군사물자 조달과 병력 이동도 크름대교를 통해 이뤄지고 있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이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크름대교의 폭발에 따른 손상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즉각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이 다리를 통한 통행에 지장이 생기면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의 능력에 심대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크름대교의 전략적·상징적 중요성을 알고 있던 우크라이나는 침공을 받은 이후 크름대교를 파괴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이에 러시아는 크름대교가 공격당할 경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폭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서방 지도자와 군사 전문가들은 푸틴이 '비대칭적 보복' 차원에서 예기치 못한 목표물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CNN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크름대교에 대한 도발적 공격을 러시아뿐만 아니라 자신을 겨냥한 모욕이라고 받아들이고 무자비하게 보복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안보회의를 열고 크름대교 폭발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조치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측은 폭발사고와의 연관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난색을 숨기지는 않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측근인 마히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러시아가 만든 불법적인 것은 모두 파괴돼야 하며, 도적질한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에 반환돼야 하고, 러시아에 의해 점령된 것은 모두 추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수시간 후인 8일 밤과 9일 새벽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주거지에 미사일이 연속으로 떨어져 12명이 사망하고 49명이 다쳤다. 아나톨리 쿠르티우 자포리자 시의회 비서관은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자포리자 일대를 타격해 개인주택 20채가 무너졌으며 고층 아파트 건물이 일부 파괴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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