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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의 ‘몽니’ “튀르키예 EU 가입 길 열면 스웨덴 나토 길 열 것”

에르도안의 ‘몽니’ “튀르키예 EU 가입 길 열면 스웨덴 나토 길 열 것”

기사승인 2023. 07. 1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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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튀르키예 EU 가입 길 열어야 스웨덴의 나토 길 열 것"
튀르키예 EU 가입 협상, 중단...튀르키예인 대거 유입 우려
숄츠 총리 "EU·나토 가입, 연관 없어"
나토 사무총장 "스웨덴, 가입 조건 충족"
LITHUANIA NATO SUMMIT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이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찬성의 조건으로 튀르키예의 숙원인 유럽연합(EU) 가입을 제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11∼12일)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먼저, 튀르키예가 EU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며 "그러면 우리도 핀란드에 그랬던 것처럼 스웨덴에 나토로의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 에르도안 대통령 "먼저, 튀르키예 EU 가입 길 열어야 스웨덴의 나토 길 열 것"
튀르키예 EU 가입 협상, 2016년 이후 중단...독일 등 일부 회원국, 튀르키예인 대거 유입 우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도 "튀르키예는 EU 정회원 가입 절차를 재개할 것이고, EU 주요 국가와 지도자들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튀르키예의 가입에 대해 분명하고 강한 지원 메시지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1987년 EU 가입을 신청, 1999년 가입 후보국이 됐으며 2005년부터 가입 협상을 시작했지만 2016년 이후 가입 절차를 사실상 중단됐다. 당시 EU 의회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 실패 이후 튀르키예 정부의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비판하면서 협상 중단을 의결했다.

독일 등 튀르키예 출신이 많은 일부 회원국은 튀르키예의 EU 가입으로 자국에 튀르키예인들이 대거 유입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LITHUANIA-NATO-POLITICS-DIPLOMACY-TURKEY-SWEDEN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부터)·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진 회의장에 야사르 귈레르 튀르키예 국방부 장관이 입장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 튀르키예, PKK 대원·반에르도안 인사에 관대한 환경 제공 주장...에르도안 "타협·이해 기대하지 말라"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튀르키예 최대 안보 위협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대원, 튀르키예가 2016년 쿠데타 시도를 계획했다고 주장하는 종교 단체 회원 등 반체제 인사들에게 관대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스웨덴을 최근 수개월 동안 헌법을 개정하고 새로운 대(對)테러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튀르키예인 여러 명의 인도에 동의하는 등 튀르키예의 요구에 부응하려고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PKK 지지자들이 지난달 28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시내 이슬람 사원 앞에서 코란(이슬람 경전)을 소각하는 시위가 발생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이 시위를 허용한 것을 비판하면서 당국이 이슬람 혐오와 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도 스웨덴은 테러리즘과 관련한 튀르키예의 모든 요구를 충족하기 전까지는 나토 가입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누구도 나에게 타협이나 이해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헝가리는 아직 스웨덴의 가입 신청을 승인하지 않았지만 헝가리 관리들은 튀르키예의 입장이 바뀐다면 가입 절차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ITHUANIA NATO SUMMIT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 공항에 도착해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 NYT "에르도안, 스웨덴 32번째 회원국 가입 최대 걸림돌"...숄츠 총리 "EU·나토 가입, 연관 없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나토의 확장 노력을 더욱 지연시킬 수 있는 놀라운 새 조건을 제시했다며 바이든 대통령 등 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스웨덴의 32번째 회원국 가입이 만장일치로 승인되길 희망하고 있지만 에르도안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스웨덴 가입 승인 가능성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YT는 EU와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은 두 조직의 많은 회원국이 중복되지만 목적이 완전히 다른 별개 조직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베를린에서 기자들에게 "스웨덴은 나토 회원국 가입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면서 "다른(EU 가입) 질문은 이것과 연관이 없으므로 서로 연관이 있는 사안으로 여겨선 안 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나 스피난트 EU 집행위 부대변인도 "EU는 가입 후보국은 물론, 아직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지 않은 모든 국가가 해야 할 매우 명확한 조처와 구조적인 절차를 갖고 있다"며 나토·EU 가입 문제를 "서로 연결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빌뉴스에 도착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튀르키예·스웨덴·핀란드 관리들이 지난해 6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결정한 구체적인 조건 목록을 기억해야 한다며 "스웨덴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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