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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공의 6415명 근무중단…“지방서 왔는데” 속타는 환자들

[르포] 전공의 6415명 근무중단…“지방서 왔는데” 속타는 환자들

기사승인 2024. 02. 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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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떠난 20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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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암병동센터 2층 로비에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설소영 기자
"사람 목숨가지고 장난치는 의사들은 악마같아요. 의사 가족들도 치료 받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봐야 해요."

국내 5대 상급종합병원인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20일 삼성서울병원 2층 로비에는 연신 한숨을 쉬고 있는 김모씨(52)는 다른 병원을 알아봐야할 것 같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김씨는 "급격하게 몸 상태가 안 좋아지고 있는데, 수술을 예약하려면 좀 걸린 것 같다는 말에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지난해 직장암 수술을 받은 김모씨(66)씨는 병원 로비에 앉아 연신 땀을 흘리고 있었다. 김씨는 "뉴스를 보고 좀 걱정됐는데 따로 문자 받은게 없어 전화통화 후 전주에서 올라왔다"며 "이번 정부가 의사들에게 더 강경했으면 좋겠다. 장기 파업으로 가게된다면, 의사자격이 없는 이들은 감옥으로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6시부터 서울 빅5 병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났다. 갑작스레 병원 인력의 30~40%에 달하는 전공의들이 전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날부터 근무를 거부하면서 많은 환자가 몰리는 병원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이날 오전 8시 30분께부터 환자가 몰려오기 시작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외래 진료도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입원 환자도 아직까지는 차질은 없다는 게 삼성서울병원 측의 설명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교수님들이 외래 진료보시고 현장에 내려와서 당직도 서시고 진료도 보고 있다. 전공의들이 빠졌지만 교수님들이 열심히 해주시고 계신 상황"이라며 "다만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가장 걱정인 것은 의료진의 피로도"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사는 김모씨(54)는 어머니가 위암 2기로 지난해 7월 수술을 받아 검사 차 병원을 찾았다. 그는 "뉴스로 의료진 파업 사태를 접해 걱정했지만, 예약 취소 등 문자를 따로 받은게 없어서 다행이다"며 "다만 다른 환자분들은 취소되거나 예약이 지연되고 있어 보호자 입장에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빅5'라고 불리는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은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근무를 중단한 상태다. 이들 병원에 있는 전공의들은 정원 2000명 확대에 반발해 전국 전공의(인턴·레지던트) 6415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전공의 1만3000여명의 55%에 이른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 가운데 1630명(25%)은 병원에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은 1300명 중에 전공의가 525명 중 30~40% 상당인 160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에 따르면 수술 평균도 200~220개 수술 중 30%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진료나 수술 등 조정이 필요해 내부에서 내책 논의 중"이라며 "최대한 환자분들 피해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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