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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中 외교부장, 美 견제 위해 濠·뉴질랜드 방문

왕이 中 외교부장, 美 견제 위해 濠·뉴질랜드 방문

기사승인 2024. 03. 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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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17일부터 5일 일정 시작
중국과 호주 관계 개선될 듯
제7차 외교전략 대화 개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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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지난해 11월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났을 때의 모습./런민르바오.
왕이(王毅) 중국 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이 17일 잠재적 적국인 미국 견제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한 호주와 뉴질랜드 방문에 나섰다. 기간은 닷새로 뉴질랜드를 우선 방문한 후 20일부터 호주로 이동, 외교부장으로서는 7년 만의 일정을 이어갈 예정으로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7일 전언에 따르면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호주 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별로 좋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 호주가 미국, 영국과 함께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회원국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게다가 양국은 얼굴을 붉히면서 극단적으로 충돌한 적도 많다. 우선 지난 2018년 호주가 미국을 따라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를 자국의 5G네트워크 사업에서 배제하는 조치에 전격 합류했던 경우를 꼽을 수 있다. 중국이 대노한 것은 당연했다. 즉각 와인과 석탄을 비롯, 보리, 소고기, 바닷가재 등 호주산 제품 수입을 중단하는 조치도 취했다. 일부 품목들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 역시 부과했다. 2021년 5월 외교 채널이 중단된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년 후인 2022년 5월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 취임을 계기로 관계가 약간의 화해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중국의 호주산 와인과 바닷가재, 육류 등에 대한 수입 제한은 여전히 시행 중에 있다. 여기에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楊恒均)이 최근 간첩죄로 2년 집행유예 사형 선고를 받은 사실까지 더하면 양국 관계는 완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중국으로서는 미국 견제를 위해서라도 호주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왕 부장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카운트파터인 페니 웡 외교부장관과 제7차 중국·호주 외교전략 대화를 개최할 예정인 것은 이로 보면 너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4일의 정례 브리핑에서 "왕 부장이 이번 방문에서 웡 장관과 양국 공동관심사와 관련한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다. 올해 양국 간 고위급 교류도 시작될 것으로 본다"면서 양국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한 사실만 봐도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만약 왕 부장이 이번 방문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경우 올해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수립한지 10주년을 맞는 양국은 이전에 쌓였던 앙금을 상당 부분 털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민감한 사안인 안보 및 군사, 인권 분야에서는 양국이 여전히 이견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현실을 감안하면 역시 어느 정도 성과는 거둘 것이 확실하다고 봐야 한다.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관영 매체들이 왕 부장의 호주 방문 일정을 소개하면서 "중국의 대외교가 시작됐다"는 식으로 긍정적 보도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현재 중국은 미국 견제를 위해 글로벌 외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1, 2차 셔틀 외교 추진에 이어 스리랑카, 몰디브, 네팔 등과 군사협력 강화에까지 나서는 것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호주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성과마저 올린다면 중국은 벌써 7년째 이어지는 미국의 전방위 압박을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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