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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중 네덜란드 총리에 경고성 메시지

시진핑, 방중 네덜란드 총리에 경고성 메시지

기사승인 2024. 03. 27.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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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차단은 분열, 대립만 초래
ASML 보유 네덜란드에 강경 입장
中 기술발전 못 막는다고도 주장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27일 이틀 일정으로 전날 중국을 방문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동에서 미국의 대중 압박에 동참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동시에 중국과도 교류를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개방적 협력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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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가졌다./신화(新華)통신.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뤼터 총리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진정으로 안전한 세상은 깊은 통합과 상호의존의 세상이어야 한다"면서 "인위적으로 기술 장벽을 만들거나 산업과 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은 분열과 대립을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중)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분리)은 출구가 없다. 개방적 협력만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를 향해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견제 전선에 동참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항상 '네가 져야 내가 승리한다'는 흑백논리의 이원적 사고가 낡은 것이라고 여겨왔다"면서 "중국인은 발전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갖고 있다. 그 어떤 세력도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진보를 막을 수 없다"고도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이 첨단기술의 대중 수출 통제 등으로 자국의 발전을 막더라도 과학기술의 자립자강 등을 통해 이를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그러나 중국과 네덜란드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안정적이고 빠르게 발전해 각 분야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더불어 "중국은 네덜란드로부터 고품질(첨단) 제품 수입을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 네덜란드 기업의 대중 투자를 환영할 뿐 아니라 네덜란드가 중국 기업에 공정하고 투명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이외에 시 주석은 양국이 농업, 수리, 에너지 등 분야의 전통적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녹색 전환, 실버산업 등 분야의 협력 잠재력 역시 활용해 나가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네덜란드가 중국과 유럽과의 상호 이해를 촉진하고 건설적 발전을 이루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뤼터 총리는 "디커플링은 네덜란드 정부의 정책적 옵션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의 발전 이익에 해를 끼치는 모든 조치는 자신의 이익도 해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교적 온건한 논조로 화답했다. 이어 "네덜란드는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강조한 후 "중국과의 동반자 관계를 지속해서 심화시키고 인적 교류, 경제·무역, 탄소 배출 감소 등 분야의 협력을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뤼터 총리는 이밖에 중국이 작년 12월 1일부터 네덜란드에 대해 1년 동안 시범적으로 최대 15일간 비자 면제 조처를 한 데 대해서도 감사를 표시했다. 반도체 기술과 관련한 미중 간의 치열한 기싸움이 기본적으로 양국의 관계에 개입하지 못할 상황이었을 경우 비교적 건설적 대화를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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