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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검사의견서 송부 예정에…은행권 부랴부랴 홍콩H지수 ELS 배상

금감원 검사의견서 송부 예정에…은행권 부랴부랴 홍콩H지수 ELS 배상

기사승인 2024. 04. 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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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 주요 판매사에 제재 사전 조치인 검사의견서를 보낼 예정인 가운데, 은행권이 잇따라 배상금 지급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배상할 땐 제재를 감경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은행권이 손실 배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주에 은행 등 ELS 판매사에 검사의견서를 보낼 예정이다. 검사의견서에는 검사 결과 드러난 판매시스템 부실과 부적정한 영업 목표 설정, 고객 보호 관리체계 미흡 등의 사실관계가 적시된다. 금감원은 판매사로부터 답변을 받은 후 제재 조치안을 만든다. 이를 기반으로 제재심의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재 수준을 확정하게 된다.

주요 판매사인 은행에선 자율 배상을 결정한 데 이어 실제 배상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선제적인 배상이 이뤄지면 제재 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사들이) 소비자나 이해관계자에게 적절한 원상회복 조치를 한다면 제재·과징금 감경 요소로 삼는 게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한국씨티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홍콩 H지수 ELS의 자율배상을 결정했으며 현재는 투자자들과의 협상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상황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일부 투자자들과의 합의를 거쳐 지난달 29일 은행권 최초로 배상금 지급을 완료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일 일부 투자자에 대한 배상금 지급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약 10명의 투자자에게 배상금 지급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의 경우 아직 배상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1~7월 만기 도래하는 계좌만 8만여개여서 협상 진행 등 물리적으로 배상 협의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만기가 도래해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들과 우선적으로 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배상이 시작되진 않았고, 준비 단계"라며 "만기 도래한 시점에 따라 순차적으로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H지수 ELS 가입 계좌를 전수 조사 중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자율 배상을 결정한 후 협상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홍콩 H지수 ELS의 첫 만기일은 오는 12일이다. 우리은행은 영업점을 통해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들과 협의를 할 계획이다.

은행이 본격적으로 손실 배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배상률을 두고 투자자와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수 있어서다. 평균 배상률은 약 40% 수준으로 관측되는데, 일부 투자자들은 100% 배상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은행권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규모는 15조4000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이 7조8000억원, 신한은행이 2조4000억원, 농협은행이 2조2000억원, 하나은행이 2조원, SC제일은행이 1조2000억원, 우리은행 400억원 등이다. 이 중 10조원 규모가 올해 상반기 만기도래한다. 은행의 평균 배상률을 40%로 가정할 경우 배상 규모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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