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신한, ELS 직격탄 맞은 KB 제치고 ‘리딩그룹’ 탈환

신한, ELS 직격탄 맞은 KB 제치고 ‘리딩그룹’ 탈환

기사승인 2024. 04. 28. 17:2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분기에 ELS 일회성 요인 반영…2분기부터 리딩 경쟁 치열
은행 부진 속 비은행 자회사 역할 두드러져
NPL비율 등 건전성 지표는 악화
주주가치 제고 노력 박차…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basic_2022
신한금융그룹이 2년 만에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되찾았다. 지난해 1등 금융그룹에 이름을 올렸던 KB금융그룹이 9000억원에 달하는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비용을 1분기에 반영하면서 실적이 대폭 줄어든 것이 배경이다.

신한금융의 ELS 투자자 피해 배상 관련 충당부채 규모(2740억원)가 KB금융(8620억원)의 3분의 1에 불과한 데다, 해외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의 1분기 글로벌 당기순익(215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5.4% 늘었다.

다만 1분기 실적엔 ELS라는 일회성 요인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 만큼, 2분기부터 리딩금융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회성 요인이 제거된 만큼 실질적인 영업을 통한 경상 실적 경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금융(1조3215억원)이었다. 이어 KB(1조491억원)·하나(1조340억원)·우리(8245억원)·농협(6512억원)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1등은 KB금융(4조6319억원)이었지만, 홍콩 H지수 ELS 배상 등의 영향으로 1년 만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다.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은 5대 금융그룹 모두 부진했다. 하나금융의 순익은 핵심이익(이자이익·수수료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선물환(F/X) 환산 손실(813억원)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ELS 손실배상도 1800억원가량 반영됐다. 우리금융 순익도 전년 동기보다 9.8% 감소했다. 은행 부진 속에 카드와 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도 역성장했다. 특히 경쟁사가 증권과 보험 자회사 덕을 톡톡히 봤는데, 우리금융 입장에선 증권과 보험 부문이 없다는 점도 악재였다. 농협금융은 홍콩 H지수 ELS 손실 관련 충당 부채(3416억원)를 반영한 결과로 전년 대비 31.2%나 줄어든 실적을 받았다.

ELS 배상 비용 계상은 5대 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 순위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지난 2년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1등 자리를 내줬던 신한은행은 이번 분기 928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리딩뱅크 자리를 꿰찼다. 이어 하나은행(8432억원), 우리은행(7897억원), NH농협은행(4215억원), KB국민은행(389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그룹별 자회사 실적의 경우 KB금융은 은행을 제외한 증권, 카드, 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가 고르게 호실적을 내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신한금융은 카드와 생보, 하나금융은 증권과 카드 자회사가 호실적을 거뒀다. 반면 농협금융은 증권을 제외하고 모두 역성장했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이자이익 증가세는 지속됐다. 신한금융그룹과 신한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 2.00%, 1.64%로 지난해 1분기(각 1.94%·1.59%)보다 높았다. 이에 1분기 이자이익(2조8159억원)도 전년 동기보다 9.4% 증가했다. KB금융·국민은행의 1분기 NIM도 각 2.11%, 1.87%로 지난해 1분기(각 2.04%·1.79%) 수준을 웃돌았다. 이자이익(3조1515억원) 역시 1년 전(2조8239억원)보다 11.6% 증가했다.

김기흥 신한은행 부행장(CFO)은 "하반기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소폭 하락하겠지만 전반적인 마진 관리는 잘될 것 같다"고 전망했고, 이종민 KB국민은행 부행장도 "기준금리 인하가 기존 전망 대비 늦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올해 은행 NIM의 향후 하락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나빠진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KB금융(0.63%)·신한금융(0.62%)·하나금융(0.53%)·우리금융(0.44%·매입외환 일시적 연장 제외 기준)의 NPL 비율은 전분기 대비 모두 상승했다.

한편 금융지주들은 올해도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시행하며 기업 밸류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업계 최초 연간 1조2000억원 규모의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하고, 영업이익 규모에 따라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키로 했다. 신한금융은 이사회를 통해 2·3분기 중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의했다. 신탁계약 방식으로 6개월간 자사주를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주당 600원의 분기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한 데 이어 연초 발표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3000억원 규모)을 2분기 내 완료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올 1분기부터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