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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4억들였지만 평가손실 1310억원…구본준 M&A 성적표

7184억들였지만 평가손실 1310억원…구본준 M&A 성적표

기사승인 2024. 04. 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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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칩스 실적 호조…지분가치 지켜
LX글라스·포승그린파워 등 줄손실
그룹 역량 강화 위한 투자는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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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그룹이 계열분리 후 7184억원을 들여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단행해 그룹의 몸집을 키웠으나, 관련 투자에서 지분 평가손실 약 1310억원이 발생하는 등 반쪽짜리 성공이란 평가가 나온다.

2021년 5월 계열분리를 통해 등장한 LX그룹은 그동안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계열분리 직후 10조622억원이던 자산총액은 작년말 11조2734억원까지 증가, 재계 순위 44위에 안착했다.

다만 현재까지 M&A·지분투자 성과는 좀 아쉽다. 취득 후 지분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텔레칩스는 실적 성장과 함께 지분취득 이후 평가손실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받고 있지만, 가장 큰 자본을 들여 지분을 인수한 LX글라스는 취득금액과 비교해 1249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LX그룹 친환경 분야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됐던 포승그린파워(바이오매스 친환경발전소 운영)의 지분가치도 54억원이 줄었다. 나머지 지분투자 기업들도 실적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서는 LX그룹이 여전히 M&A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이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 강조한 '지속 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육성'의 유력한 방안 중 하나가 M&A·지분투자이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X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LX인터내셔널은 계열분리 이후 바이오프랜즈(10.44%), 포승그린파워(100%), 에이팀벤처스(11.79%), LX글라스(100%) 등 총 4개 회사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 중 포승그린파워와 LX글라스는 경영참여 목적의 지분 투자로, 이들 회사는 LX인터내셔널의 종속 기업이다. 바이오프랜즈와 에이팀벤처스의 경우 투자 목적은 일반투자이지만, 1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자회사 LX세미콘은 지난 2022년 텔레칩스의 지분 10.93%를 확보했다. 투자 목적은 경영참여이며, 현재 지분은 10.26%로 텔레칩스의 2대 주주다.

LX그룹은 계열분리 후 약 3년 동안 적극적인 M&A와 지분투자에 나섰다. LG그룹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이면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목표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실제 LX인터내셔널의 LG전자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42.8%에 달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을 끄는 M&A 매물(HMM, 에코비트 등)이 등장할 때마다, 인수자로 하마평에 올랐다.

텔리칩스의 지분투자는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매출 1911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1%, 82.8% 늘었다. 계열사 칩스앤미디어의 잔여 지분에 대한 평가이익 반영 효과로 당기순이익은 36.5% 늘어난 626억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유일하게 지분가치(장부가액 268억원)에 대한 평가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5904억원을 투입한 LX글라스는 지분가치가 1249억원이 감소해 장부가액이 4655억원으로 확정됐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실적이다. 지난해 매출 3549억원, 영업이익 2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32% 증가했다. 실적 성장세를 지속할 경우 지분가치 반등을 예상할 수 있다.

LX그룹의 친환경 사업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포승그린파워는 실적과 지분가치 모두 악화됐다. 매출은 550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5%, 88.3%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보유지분에 대한 평가손실은 54억원이 발생했다.

문제는 포승그린파워의 업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지분가치가 계속해서 하락할 수 있다. 포승그린파워의 실적 부진 원인인 건설 경기 부진에 따른 재료값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 높은 탓이다. 포승그린파워의 친환경 발전소는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폐목재 등을 재료로 사용한다.

이외에도 바이오프랜즈와 에이팀벤처스는 각각 2억원, 4억원의 지분가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LX그룹은 지속적으로 M&A 시장을 노크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내세운 목표가 '기존 사업 수익성 강화'와 '신규 성장동력 확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4년은 LX의 도약을 일궈낼 다음 3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기본역량 강화로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한편, 지속 성장을 위해 사업 벨류체인의 전·후방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해 신사업의 발굴과 육성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금여유도 있다는 평가다. 주로 M&A를 진행해온 LX인터내셔설의 작년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1878억원이다. LX세미콘은 3049억원, LX하우시스는 2464억원이다.

LX홀딩스 관계자는 "그룹의 가치를 높여가는 질적 성장 부문은 계속 주목할 것"이라며 "그 목표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M&A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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