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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에 들어서는 푸난테코 운하…캄보디아·베트남 신경전

메콩강에 들어서는 푸난테코 운하…캄보디아·베트남 신경전

기사승인 2024. 05. 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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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BODIA-CANEL/MEKONG-VIETNAM <YONHAP NO-3982> (REUTERS)
순찬톨 캄보디아 부총리/로이터 연합뉴스
캄보디아가 중국의 지원으로 건설하는 메콩강 푸난테코 운하를 둘러싸고 베트남과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순찬톨 캄보디아 부총리는 전날 푸난테코 운하 프로젝트와 관련해 "캄보디아는 추가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없고, 이 프로젝트에 대해 지역 내 다른 국가들과 협의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그는 캄보디아가 메콩강 위원회(MRC)에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통보했으며 "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지만 그렇게 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1995년 메콩강 협약에 따라 메콩강 주류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라오스, 태국을 포함한 회원국들의 의견을 받는 메콩강 위원회(MRC)의 '기술적 검토'를 받아야 한다. 지난 4일 팜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베트남이 해당 운하 프로젝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푸난테코 운하가 주변국들의 수자원 및 생태환경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캄보디아가 메콩강 위원회(MRC) 회원국들과 협력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베트남의 입장에 캄보디아가 "의무도, 협의도 없다"며 선을 그은 셈이다.

메콩강 유역과 캄보디아 해안을 연결하는 푸난테코 운하는 중국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전체 건설비용 17억달러(약 2조3128억원)을 부담한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과 캄보디아 남부 케프 성의 타이만 바다까지 약 180㎞ 구간을 물길로 잇게 되는데, 메콩강의 지류인 바삭강을 거쳐 폭 약 100m, 깊이 약 5.4m로 설계됐다. 중국은 개발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대신 수십 년 간 양허권을 얻게 된다. 양허권의 구체적인 기간은 양국이 협의 중이다

푸난테코 운하가 완성될 경우 캄보디아는 바다와 직접 연결되는 수로를 갖게 된다. 현재 캄보디아를 오가는 화물의 약 33%가 베트남의 항만을 이용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푸난테코 운하가 완공될 경우 베트남 항만을 오가는 물동량의 70%를 줄여 최대 1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훈 마넷 총리는 푸난테코 운하가 "캄보디아 국민에게 혜택을 가져다줄 역사적 사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푸난 테코 운하 건설이 베트남의 쌀 생산 중심지인 메콩강 삼각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환경보호론자들과 베트남 측이 운하 건설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베트남 전문가들은 "해당 프로젝트는 농경지 손실, 습지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브라이언 에일러 디렉터도 해당 운하가 "베트남 쌀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을 줄일 것"이라 짚었다.

캄보디아 측은 푸난테코 운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순찬톨 부총리는 "운하는 토지 관개와 어업에도 사용될 것"이라며 "(운하 건설로) 방향이 바뀌게 될 물의 양은 양동이에 담긴 물 한 방울 수준"이라 일단락했다. 그는 해당 운하가 중국의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캄보디아 헌법은 외국군의 국내 주둔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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