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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류탄 훈련 또 도마위… 관리부실이냐 시스템문제냐

실수류탄 훈련 또 도마위… 관리부실이냐 시스템문제냐

기사승인 2024. 05. 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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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실제 수류탄' 지휘관 재량
주관적 판단·훈련병 선별문제 수면위로
'병력자원 부족' 현역 징집문제도 대두
21일 육군 제32보병사단 정문으로 응급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이날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부사관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연합
21일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중 훈련병이 사망하고 소대장이 크게 다친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육군의 수류탄 투척 훈련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병 훈련중 수류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최근엔 2015년 9월 대구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로 교관이 숨지고 훈련병과 부사관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이번 사고는 그 이후 8년 8개월 만이다.

특히 이날 사고가 발생한 육군 32사단은 1998년 5월 21일에도 수류탄 폭발사고로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했던 부대다. 정확히 25년만인 이날 같은 부대에서 같은 수류탄 사고가 발생해, 부대 내 안전관리 부실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경찰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육군 32사단에서 진행된 수류탄 투척 훈련에서 오전 9시 50분께 A훈련병이 수류탄 안전핀을 뽑은 채 던지지 않아 제자리에서 폭발했다. 당시 훈련을 주관하던 소대장은 A훈련병을 조치했지만 소용없었다.

일각에서는 부대 차원에서 훈련 당시 안전 매뉴얼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류탄 훈련은 2015년 9월 사고이후 중단됐다. 그러나 육군은 2019년 1월 1일부터 지휘관 재량과 판단에 따라 훈련을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재량과 판단'은 지휘관의 주관적 의견이 포함되기 때문에 훈련이 가능하거나 불가능한 훈련병 선별에 공식 절차가 없다는 문제를 야기한다.

군 당국은 훈련에서 방탄모와 방탄복 등 규정에 따라 안전장구를 착용했고, 훈련도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초에 지휘관의 판단 아래 사전 징후가 있었다면 훈련에서 제외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실 수류탄 훈련을 굳이 재개했어야 했나는 의견도 있다. 1994년 8월 22일 육군 9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 폭발해 2명 사망, 3명 부상한 사고를 시작으로 1998년 5월 21일, 2002년 8월 8일, 2004년 2월 18일, 2014년 9월 16일, 2015년 9월 11일 등 이날까지 7회에 걸쳐 수류탄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실 수류탄 훈련을 재개했다. 육군은 이날 사고 후 긴급히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실 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해 훈련하도록 지시했다.

병력자원 부족에 따라 징병률을 높이면서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장병들이 대거 야전부대로 배치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역 징집 대상에서 제외될 사람들까지 군에 들어와서 사건 사고의 불씨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2사단은 지난달 세종충남대학교병원과 장병 정신건강 증진 및 안정을 위한 공동 협력키로 한 가운데 사고가 발생해 장병들에 대한 안전관리 불안은 지속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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