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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식 띄우고도 ‘고삐’ 죄는 김동명 LG엔솔 사장, 배경은?

희소식 띄우고도 ‘고삐’ 죄는 김동명 LG엔솔 사장, 배경은?

기사승인 2024. 07. 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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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임직원들의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최근 인도네시아에 현대차와의 합작법인을 세우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대규모 수주를 따내는 등 적잖은 성과를 냈음에도 효율경영 강화 및 혁신에 매진하자고 당부하면서다.

최고경영자가 나서서 다시 한번 고삐를 죄는 데에는 업황 부진이 '현재 진행형'이어서다.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며 배터리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사장은 투자 속도조절도 단행하며 효율화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4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김동명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구성원들에게 '자만심을 버리고 겸손한 자세로 도전과 혁신의 DNA를 되살리자'는 제목의 메시지를 보냈다.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짚고, 이를 업황 탓으로 돌리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공격적인 수주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인력, 설비, 구매 등 분야에서 많은 비효율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며 "누구보다 먼저 시장을 개척하며 생긴 일이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며 실패 경험을 자산화하고, 축적된 운영 역량과 결합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여러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김 사장은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일 현대차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구축, 동남아시아 시장 거점을 마련한 바 있다.

또 지난 2일에는 르노와 2025년 말부터 총 5년간 약 39Gwh 규모로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특히 LFP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처음으로 대량 공급을 확정지으며 LG에너지솔루션만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성과라는 평가도 나왔으나, 김 사장은 다시 한번 경각심을 제고하고 나섰다.

김 사장은 "미래 성장 전망이 밝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히 미래를 낙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기존 관행들을 과감하게 바꾸고 투자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현재,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낭비요인은 없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조성하던 ESS용 배터리 공장 설립을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아직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만큼 이미 가동하고 있는 미시간주 공장의 전기차용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등 운영을 최적화하면서 대응하고, 투자 속도 조절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인 GM이나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폴 제이콥슨 GM최고재무책임자는 글로벌 투자설명회에서 GM 전기차 생산량이 기존에 발표했던 20만~30만대에서 20만~25만대로 줄어들 것이라며,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도 하다.

테슬라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83만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판매량이 줄어들며 생산도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인 만큼 김동명 사장도 낙관적 시각을 버리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배터리 산업의 미래는 밝지만 미래를 주도할 진정한 실력을 갖추기는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며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히지 말고 사업과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나가며 조직 전체의 혁신을 가속화해 나가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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