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다 같은 금융株 아냐”… 펀더멘털에 갈린 주가 상승폭

“다 같은 금융株 아냐”… 펀더멘털에 갈린 주가 상승폭

기사승인 2024. 07. 04. 18:0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주주환원 확대 기업에 세제혜택 발표
자본비율·포트폴리오 등 체력 차이에
KB, 10%·우리, 1% 상승… 격차 뚜렷
7월 들어 금융그룹 주가가 훨훨 날고 있다. 대표적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밸류업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는데, 정부가 주주환원을 확대한 기업에 법인세 등 세제 감면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놓자 널뛰기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의 판단은 냉정하다. 같은 금융그룹주지만 상승폭이 달랐다. '금융대장주' KB금융그룹 주가는 올해 상반기까지 50% 가까이 급등했는데, 이달 들어서만 10%가량 더 올랐다. 반면 우리금융그룹의 주가는 아쉬웠다. 경쟁사와 달리 1%에 그친 주가 상승폭을 보였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기업의 펀더멘털의 차이가 주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KB금융은 완성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더해 금융그룹 중 가장 양호한 자본력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경우 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비은행 자회사 확대 전략으로 주주제고 노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주가는 이달 들어 4거래 연속 오르며 8만5900원을 기록했다. 7월 주가 상승폭만 9.4%로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에도 46.5%의 주가 상승폭을 기록하며 금융대장주의 위세를 나타냈는데, 하반기에도 높은 상승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34조6000억원을 넘어서며 유가증권 상장 기업 중 9위를 기록 중이다.

신한금융(5만2500원)과 하나금융(6만5800원)도 이달 들어 4일까지 9.0%와 8.4%의 주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우리금융(1만4850원)은 1%대 상승률에 머물렀다. 상반기 동안 주가 상승률도 14.4%로 경쟁사에 비해 떨어졌다.

사실 연초부터 금융그룹주는 호재가 있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대표적 저PBR 종목인 금융그룹주들이 들썩였다.

또 이달 들어 정부가 주주환원을 늘린 기업에 대해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자본시장 선진화 대책을 내놓자 밸류업 관련주인 금융그룹주가 또다시 호재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4대 금융 모두 대표적 고배당 종목인 데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가 상승폭이 다른 이유는 이들 기업의 펀더멘털에 있다. KB금융은 1분기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 보상으로 리딩금융 위상을 신한금융에 내줬다.

하지만 2분기에는 일회성 요인이 해소된 데다, 은행-비은행의 고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다시 1등 금융그룹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또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7월에도 3200억원에 이르는 자사주 매입·소각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강도 높은 주주환원책을 펼쳐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 CET1이 2분기에도 13%를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사주 매입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는 상황"이라며 "3200억원 매입·소각 기준 총주주환원율은 38%, 매입 규모에 따라 40% 도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경쟁사 대비 낮은 자본력이 주가 상승에도 제약이 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의 1분기 CET1은 11.95%로 경쟁사에 비해 낮다. 이런 상황에서 8월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동양생명 인수 추진 등 비은행 자회사 확대에 나서고 있어 다른 금융그룹보다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규모 M&A를 추진하게 되면 자본비율은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4대 금융그룹 중 PBR이 가장 낮은 우리금융(0.34배)의 주가 상승률이 뒤처지는 이유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가 결정되면 인수가격, 이후 완전자회사 추진 여부에 따라 CET1 부담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그룹 주가를 보는 증권사들의 시각도 달랐다. 증권사들은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에 대해선 최근 매수 의견을 내놨지만, 우리금융에 대해선 보류와 매수 의견이 공존했다.

또 KB금융 목표주가로 10만원에서 10만5000원까지 제시했다. 신한금융의 목표주가는 6만원에서 6만6000원이고, 하나금융은 8만원에서 8만6000원이다.

우리금융의 목표주가는 1만6300원에서 2만원이었다. 정 연구원은 "이익체력과 자본력, 주주환원 모두 은행주 중 KB금융이 가장 앞선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