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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 합성고무 상승 ‘파죽지세’…내부에선 ‘신중론’

금호석유, 합성고무 상승 ‘파죽지세’…내부에선 ‘신중론’

기사승인 2024. 09. 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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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기세 잇나
3분기 영업이익 36%↑ 전망
'운임 불확실·中 저가공세'에 긴장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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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본사.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화학 업계에서 안정적인 실적으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여타 석화 기업들이 중국발 범용 제품 공급 과잉에 직격타를 맞은 반면, 회사는 합성고무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지켰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도 제품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뛸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주력인 합성고무 가격이 연초 대비 약 40% 상승세를 타며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약 36% 상승한 1145억원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어려운 석화 업황을 뚫고 흑자 행진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업계 예상치를 30% 가량 뛰어넘는 1200억원을 기록했으며, 두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바 있다. 전방 산업인 타이어 업계의 견조한 수요가 실적을 지탱한 덕분이다.

하반기에도 타이어용 합성고무 가격이 상승세를 타며 좋은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생산량 감소로 인해 천연고무 가격이 상승하면서 대체제인 합성고무 가격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타이어에 쓰이는 스티렌-부티디엔 고무(SBR) 가격은 연초 대비 약 40% 상승해 2년 내 최대치를 기록 중"이라면서 " 합성고무 시황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선 '신중론'도 나온다. 중국발 저가공세와 운임 불확실성 등 암초가 산재하는 만큼 축포를 터뜨리기엔 성급하다는 의견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상반기 기준 매출의 66%를 해외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운임에 대한 업계의 예측이 엇갈리고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 수출입은행의 해운 조선 시황 보고서에 따르면 연말 대형 컨테이너선 인도가 잇따라 컨테이너 운임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동시에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50년 만에 첫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운임 폭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상승한다면 수출용 선박을 제때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가령 중국이 물량공세를 펼친다면 중국을 거쳐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선박에 제품을 실을 공간이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화학 업황 부진의 주 요인인 중국발 저가공세의 영향을 꾸준히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이 여타 화학 업체에 비해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이미 시장 가격 균형이 흔들리고 있는 이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사는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부채를 줄여나가는 전략을 펼친 결과 현재 부채비율이 40%대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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