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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3기 신도시, 판 다시 짜라

[장용동 칼럼] 3기 신도시, 판 다시 짜라

기사승인 2023. 11.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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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왕숙을 비롯해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 수도권 3기 신도시 밑그림이 완성되고 있다. 여기에는 신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녹지율을 실현하기 위한 공원용지를 비롯해 첨단 기업과 기술을 유치하기 위한 자족 용지, 다양한 주택을 쾌적 단지에 배치하기 위한 택지 등 이른바 토지이용계획이 마무리 단계다.

3기 신도시는 부족한 서울의 주택 공급을 대폭적으로 해소, 주택시장 안정과 함께 서울 인구의 분산에 큰 비중을 두어 계획한 만큼 살고 싶은 유인 요소를 강하게 어필해야 애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기존의 수도권 1·2기 신도시 정도의 인프라와 생활시설 등을 단순 업그레이드한 정도로는 서울 인구 분산의 효과를 달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과거와 같은 신도시 선호 심리가 나타날 수 없다. 더구나 똘똘한 한 채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서울권 내 재건축 등에 수요층의 눈길을 쏠려 있는 데다 향후 주택시장 침체와 인구·세대 감소, 도심 리셋현상 등이 영향을 미칠 때 대량 미분양으로 이어지면서 성공을 거두기가 힘들다.

따라서 3기 신도시에는 1·2기 신도시와는 차원이 다른 시설과 주택단지가 들어서는 토지이용계획이 절대 필요하다. 밑그림부터 주거 서비스와 주거복지가 철저히 고려된 용지계획이 세워져야 하며, 이와 관련된 시설과 주택단지가 연계돼야 한다.

예컨대 노인 복지 실현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임을 감안, 노인 복지시설을 주거단지에 배치하는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노인 복지시설은 살던 지역과는 무관하게 멀리 떨어져 값싼 땅에 지어져 수용 형태로 운용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나마 턱없이 부족하고 비용이 비싼 게 현실이다. 접근성이 떨어짐은 물론 낯선 곳에서 외로움에 시달리는 이유다. 이미 선진 외국에서는 살던 곳에서 나이 들기(aging in place) 바람이 거세다. 오랫동안 주거생활을 해온 낯익은 곳에서 노후도 함께 보내는 실버타운 건설이 철저하게 실현되고 있다. 갈수록 급증하는 노인과 복지서비스 니즈를 감안하면 3기 신도시의 경우 주택단지 내에 이러한 실버타운 시설 용지를 함께 배분하는 지혜가 절대 필요하다. 거주하는 주택과 실버타운이 지근거리에 한데 어우러진다면 3기 신도시는 노인 복지 서비스가 완벽하게 실현되는 새로운 유인 요소를 가지게 되고 수요층 선호도는 물론 용지 매각 등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젊은층 주거 문제를 해결할 공유주택 용지의 배분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봄 직하다. 1인 가구의 주도층이 노인층에서 젊은 층으로 급격히 옮겨가는 것도 심화하는 주택난 탓이다. 서울의 역세권 복합개발보다 신도시에 쾌적하면서도 값싼 공유 하우스(co-living house) 등을 다량으로 건설한다면 되레 청년층 주거의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신도시의 활력을 위해서도 젊은 층 거주는 절대 필요하다. 일본의 다마(多摩) 등 활력을 잃은 40년 이상 된 신도시의 경우 재건축 요인의 첫 번째 화두가 바로 젊은 층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대도시권과 인접한 일본 신도시의 경우 대다수가 실버타운으로 전락, 경제력은 물론 활력이 급격히 쇠락하고 있다. 이의 반전을 위해 적은 평형 위주로 다시 짓고 주거비를 보조하며 주거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는 대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되면서 실제로 젊은 층 유입에 목표를 두고 재건축한 결과 30% 이상의 효과를 거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결국 3기 신도시는 미래 주거 트렌드가 철저하게 반영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 '요람에서 무덤까지' 완벽하게 주거 서비스가 실현되는 자족 단지가 돼야 한다. 중산층 주거복지 지원이라는 주거복지의 확대 차원에서도 이는 관심이 높을 게 분명하다. 적게 드는 주거비로 최대의 주거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때 서울 등지의 주택 수요층 관심이 집중될 것이고, 이는 새로운 관심사가 되어 신도시 성공 역사가 다시 쓰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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