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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을 향한 조현준의 도전] 조홍제 회장의 남다른 교육관, 범 효성家로 확장한 힘

[100년을 향한 조현준의 도전] 조홍제 회장의 남다른 교육관, 범 효성家로 확장한 힘

기사승인 2020. 12.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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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습관 등 투철한 경제관념 이식
외국어 강조, 글로벌 경쟁력 탄탄히
효성
1983년 그룹 신년 하례식에서 조홍제 선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세 아들인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제일 오른쪽)·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 회장(왼쪽 두번째)·조욱래 DSDL(제일 왼쪽) 전 회장과 함께 케이크 커팅식을 하고 있다. 효성은 독립경영 체제 실현을 위해 조 선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1978년부터 계열 분리했다. /제공=효성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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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봄에 씨앗을 뿌려 여름에 김매고 가을에 수확을 하면 되는 1년 농사가 아니라 오랜 세월을 들여야 하는 이를테면 장기농사다.”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선대회장은 자식교육에 대해 남달랐다. 대기업 창업주 중 어느 누가 후계자 양성을 소홀히 했겠냐만은 조 선대회장은 장자만 우선에 두지 않고 세 아들 모두 철저한 경제관념과 인성 등 경영자가 갖춰야 할 자질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그 원동력으로 장남 조석래, 차남 조양래, 삼남 조욱래 등 삼형제는 오늘날의 효성뿐 아니라 범 효성家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DSDL(옛 동성개발) 등 사업체를 맡아 키워나가고 있다.

‘귀한 자식일수록 매로 키워라’라는 속담처럼 조 선대회장은 일부러 엄하게 키웠다. 경제적으로 윤택한 집 자녀들일수록 방종해지기 쉽다고 생각해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려 했다.

조 선대회장이 신병치료차 인천 송도 별장에서 요양하던 중 삼남 조욱래 전 회장이 찾아왔지만 먼저 문병 온 회사직원을 끝까지 챙기며 아들을 밖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리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용돈도 꼭 필요한 곳에만 쓰게 했고, 쓰고 난 다음에는 결산을 하게 해 불필요한 낭비와 계획 없는 소비를 하지 않도록 하는 등 확실한 경제관념도 심어주게 했다. 유학기간에는 스스로 생활비를 벌어 쓰게 할 정도다.

손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초로 홍콩과 외상무역을 시작한 효성가답게 조홍제 선대회장은 외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억지로 학습으로 배우기보단 손자들에게 필요한 선물을 주고 외국어로 된 사용설명서를 읽고 설명하게 해 스스로 배움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만들었다. 동기부여를 통한 일종의 조기 외국어 학습법이다.

덕분에 효성가의 자식들은 한두개의 외국어 구사는 물론 해외 유학과 외국계 회사 경력을 쌓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보유하고 있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효성이 섬유뿐 아니라 화학과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조양래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타이어란 ‘한우물’을 파며 원료에서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 구축하며 사세를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선친인 조 선대회장의 가르침 때문이다.

물론 대전피혁을 물려받은 삼남 조욱래 전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사업이 축소돼 현재는 부동산개발임대업체 DSDL(옛 동성개발)만 남아있지만 그의 장남 조현강 회장이 맡아 사업체를 꾸려나가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인화(人和)를 경영이념으로 삼고 1978년 경영 일선에 물러나며 조홍제 선대회장이 장남 조석래 명예회장에게 덕을 숭상하며 사업을 넓히라는 뜻의 ‘숭덕광업(崇德廣業)’을,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에게는 쉬지 말고 힘을 기르라는 뜻의 ‘자강불식(自强不息)’을, 3남 조욱래 전 효성기계 회장에게는 항상 재난에 대비하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휘호를 남겼지만 3세로 내려오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며 그 뜻이 희석되고 있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경영일선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국내에서는 주로 자식들에게 지분뿐 아니라 경영권까지 물려주는 게 일반적이다보니 형제들끼리 후계자리를 놓고 갈등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만큼 후대로 갈수록 안정적인 경영권을 지키기가 쉽지 않아 100년 기업으로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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