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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체크]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의 공든 탑 3나노 승부수

[CEO체크]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의 공든 탑 3나노 승부수

기사승인 2021. 12. 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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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초미세 3나노 양산
'세계 1위' TSMC보다 6개월 빨라
삼성, 첨단공정 사장 선점 승부수
혁신 앞세워 '대형 고객사'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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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영 삼성전자 사장이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첨단공정 시장선점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3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첨단 반도체 양산에 돌입한다.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TSMC보다 6개월가량 빠르다. TSMC는 기존 핀펫 기술을 3나노까지 적용하지만, 삼성전자는 핀펫보다 전력 효율과 연산 성능을 끌어올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도 적용한다. 최시영 사장 2년차에 접어든 삼성 파운드리가 첨단공정을 무기로 TSMC의 대형 고객사를 얼마나 흡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년 전부터 공들여 쌓은 3나노 생태계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양산할 3나노 GAA 초기 버전의 공정설계키트(PDK)를 지난 2019년 설계회사(팹리스)들에 미리 배포했다.

팹리스가 PDK를 활용해 설계하면 제품의 시장 출시까지 소요 시간이 단축된다. 삼성 파운드리에 맞는 설계도를 그리는 만큼, 미래의 고객사를 확보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을 바탕으로 설계한 팹리스가 성장하면 대형 고객사가 되는 구조다.

파운드리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세계 1위 팹리스 퀄컴도 처음엔 스타트업이었던 것처럼 작은 팹리스가 파운드리가 보유한 IP를 활용해 제품을 설계하고, 또 성장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미리 3나노 PDK를 배포한 이유는 경쟁사 TSMC를 염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팹리스·자동화설계도구(EDA) 업체들이 TSMC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 ARM의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성능 향상 도표에는 TSMC가 사용하는 ‘7FF’를 기준으로 했다고 적혀있다. ARM은 모바일 프로세서, CPU 특허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구글, 애플, 퀄컴 등 대부분 빅테크 기업들이 ARM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를 설계한다. 세계 반도체 설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업체부터 TSMC 공정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의미다.

3나노 생태계 구축에 일찌감치 나선 덕에 팹리스들의 관심도 뜨겁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 500개 팹리스, 2000여 명의 반도체 관계자들이 등록했다. 역대 삼성 파운드리 포럼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최시영 사장은 포럼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GAA 등 첨단 미세공정 뿐만 아니라 기존 공정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칩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 300개 목표 달성에 박차
‘파운드리사업부장 2년차’에 접어든 최시영 사장의 목표 중 하나는 고객사 확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기준 파운드리 고객사는 100여 곳, TSMC는 500여 곳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까지 300 고객사 확보가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팹리스 상위 10개 업체 중에선 퀄컴과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 TSMC에 반도체 생산을 맡겨왔다. 브로드컴, AMD, 마벨 등 주요 업체 대부분이 TSMC 고객사다. 다만 TSMC 고객사가 5배나 많은 이유는 삼성전자는 하지 않는 범용(구형) 공정까지 대거 보유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외부 고객사 확보에 뛰어들 계획이다. 경계현 DS부문장 사장 취임 후 파운드리사업부에 컨트롤타워조직인 ‘코퍼레이트 플래닝팀’이 신설됐다. 코퍼레이트 플래닝팀은 파운드리사업부의 고객발굴, 생산능력 관리 등을 총괄한다.

한편 금융투자사들은 파운드리사업부의 성장 속도와 방향이 삼성전자의 미래 기업가치를 좌우한다는 분석까지 내놓는다. 파운드리는 고객사 주문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는 지속 성장하고 있지만 업황의 부침이 심해 실적 변동 폭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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