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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분석]하나銀, KB국민·신한 넘어 리딩뱅크 올라섰다…대출자산 성장·충당금이 배경

[금융사분석]하나銀, KB국민·신한 넘어 리딩뱅크 올라섰다…대출자산 성장·충당금이 배경

기사승인 2023. 02. 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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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익, 전년 대비 23.3% 증가
가계대출 자산 축소 방어에
비이자이익 부문 유일한 성장세
향후 리딩뱅크 수성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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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의 리딩뱅크 경쟁 판세가 달라졌다. 순익 규모면에서 3위였던 하나은행이 2021년 신한은행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더니 작년엔 KB국민은행마저 따돌리고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핵심이익기반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른 성장을 이룬 데다 판관비율 등 경영효율성도 상대적으로 양호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경기둔화 리스크를 고려해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은 반면,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가 작았다. 이를 고려하면 리딩뱅크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셈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은 지난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23%에 달하는 순익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하나은행이 전년 대비 23.3% 증가한 3조1692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4대 은행 중 가장 많은 순익을 거뒀다. 이어 신한은행(3조450억원)과 KB국민은행(2조9960억원), 우리은행(2조9200억원) 순이었다. 이에 하나은행은 2021년 신한은행을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서더니, 지난해엔 리딩뱅크 위상까지 차지했다.

하나은행이 '1등 은행'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은 핵심 이익기반인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이 고른 성장세를 이어간 데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을 가장 낮게 유지하는 등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앞섰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금 잔액은 273조972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늘었다. 다른 은행들은 제자리 걸음하거나 2~3%대 성장에 멈췄다. 특히 국민은행(-2.6%)과 신한은행(-3.7%), 우리은행(-3.6%)은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하나은행은 0.9% 감소에 그쳤다. 비이자이익(수수료이익) 부문 역시 경쟁은행은 역성장한 반면, 하나은행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나은행은 호실적 배경에 대해 "기업금융과 외국환, 자산관리 등 은행의 핵심 사업역량이 상호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수익기반을 다변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4대 은행 중 경영효율성도 가장 양호했다. 은행 판관비를 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으로 나눈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1.2%로 가장 낮았다. 디지털 혁신 등 비용효율성 개선 노력으로 CIR 하락폭도 우리은행(52.5%→48.1%) 다음으로 컸다.

리딩뱅크에 오를 수 있었던 또다른 배경엔 충당금이 있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았다. 반면 KB국민은행은 하나은행의 4배에 달하는 1조1211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고, 신한은행도 2배가 넘게 쌓았다.

이는 경쟁은행보다 리스크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미래경기전망을 반영한 1580억원의 추가 충당금에 더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부실여신을 초과하는 3820억원 규모의 해외 자회사 충당금을 쌓았다. 신한은행도 불확실한 경기 대응을 위한 추가 충당금을 포함해 지난해에만 6125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두 은행이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산업영향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점을 고려하면, 하나은행의 리딩뱅크 입성은 아직 불완전하다. 충당금은 여신이 정상화될 경우 이익으로 환입되기 때문에, 하나은행이 '1등 은행' 입지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선방했고, 수수료이익 부문도 고른 성장을 이뤘다"면서 "하지만 경쟁은행들이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점이 큰 영향을 미친 만큼, 업계 판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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