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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분석]‘비은행 포트폴리오 시급’…우리금융, 저조한 자본비율 제고 방안은

[금융사분석]‘비은행 포트폴리오 시급’…우리금융, 저조한 자본비율 제고 방안은

기사승인 2023. 09. 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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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T1, 5대금융 중 가장 낮은 11.95%
실탄 7조원에도 비은행 M&A·배당 등 주주환원에도 난관
수익성 제고·RWA 관리 강화 등 자본비율 제고 노력 절실
"신주 발행 등 증자는 주주 설득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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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실탄 7조원이 넘지만, 자본비율이 걸림돌"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금융사가 M&A(인수합병)시장에 등장하면 인수 1순위로 항상 우리금융그룹이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우선순위로 둔 비은행 M&A 전략을 수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 출자여력도 수조원대에 달해 '메가딜'에 뛰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저조한 자본비율이 우리금융 M&A 전략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11%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나타내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13%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M&A에 나서거나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게 되면 보통주자본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금융권에서도 자본비율 상향을 위한 우리금융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 상반기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1.95%로 1분기보다 0.10%포인트 떨어졌다.

경쟁 금융그룹들이 12% 후반대에서 13%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금융의 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셈이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KB금융그룹 CET1이 13.78%로 가장 양호했고, 이어 농협금융그룹(13.11%), 신한금융그룹(12.95%), 하나금융그룹(12.80%) 순이었다. CET1이 가장 높은 KB금융과 비교하면 1.83%포인트나 벌어져 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그룹에 13%대 CET1을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부터 경기대응 완충자본과 스트레스 완충자본을 의무 적립해야 하는 만큼, 이를 고려하면 13%대 보통주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미흡한 금융사들은 보통자자본비율 개선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측은 올 상반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M&A 같은 것은 서두르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량 매물 물색과 동시에 다각적 증권업 진출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M&A 우선순위는 증권사를 우선하고 그 다음에 적정한 우량 보험사가 나온다면 보험사 M&A도 검토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은 올 1분기 말 기준 자회사 출자여력인 이중레버리지율은 98.71%였다. M&A에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이 7조1000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금융권에선 우리금융 M&A전략이 조기에 실현되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 출자에 사용할 수 있는 당국의 규제 수준만 놓고 본 것이기 때문에, 실제 M&A에 나서기 위해선 자본비율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국을 설득해 M&A를 추진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이 금융당국이 일관성 있게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라는 상황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내에서도 컨콜에서 밝힌 M&A 전략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언급한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자본비율 개선 없이는 M&A나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을 상향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당기순익을 끌어올리거나 신주 발행 등 증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희석되고, 주가에도 부담이 주기 때문에 주주를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통주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수익성 다각화 등 당기순익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RWA(위험가중자산)을 적정수준에서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내부적으로 증자에 대한 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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