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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뉴노멀-K방역 넘어 K경제] ‘車 배터리’ 사활 건 4대그룹, 신사업 ‘합종연횡’ 가속

[코로나 뉴노멀-K방역 넘어 K경제] ‘車 배터리’ 사활 건 4대그룹, 신사업 ‘합종연횡’ 가속

기사승인 2020. 11.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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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플랫폼 'E-GMP'
삼성SDI, 배터리 수주전 참여
내년부터 순차출시 '아이오닉5·6'
각 SK이노·LG화학 제품 탑재
40~50대 3·4세 젊은총수 시대
실리·소통 바탕 경영행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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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그린 뉴딜’ 정책의 핵심 분야로 전기차 배터리를 낙점한 가운데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의 총수들이 ‘배터리 동맹’을 넘어 ‘미래차 합종연횡’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이른바 ‘K-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구축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한편 세계 전기차 시장을 호령하는 미국 테슬라의 아성을 깨기 위해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필두로 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의 최근 1차 배터리 회동 이후 재계에선 한국 경제를 이끄는 3·4세 총수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이종 간 협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 강화 이후 ‘포스트 반도체’로 급부상한 전기차 배터리는 제조업에 기반을 둔 4대 그룹으로선 결코 놓칠 수 없는 주력 사업 중 하나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향후 5년 내 14조원 규모로 급성장을 앞둔 데다 차세대 전기차 시장 선점을 노리는 현대차는 물론 삼성SDI·SK이노베이션·LG화학 또한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원과 수요처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현대차가 내년을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으로 못 박은 가운데 배터리 시장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한 삼성·SK·LG가 치열한 경쟁과 동시에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4대 그룹이 미래차 사업에서 모두 ‘윈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 9월 말부터 진행 중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3차 생산분 배터리 공급사 선정 입찰에 최근 삼성SDI가 참여키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현대차는 내년 E-GMP 기반의 ‘아이오닉’ 브랜드 전기차 생산을 앞두고 모델별로 배터리 공급사를 선정하고 있다. 현대차가 내년에 선보이는 준중형 SUV 전기차 ‘아이오닉5’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1차적으로 들어가고 2022년 출시하는 중형 세단 전기차 ‘아이오닉6’ 중심의 2차분 사업에는 LG화학과 중국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1차분과 2차분 사업의 계약 규모는 각각 10조원, 16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2024년 출시할 대형 SUV 전기차 ‘아이오닉7’에 탑재되는 3차 배터리 공급 사업의 경우 최대 30조원 규모로 2개 업체를 공급사로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차분과 2차분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배터리 발주 물량이다. 삼성SDI가 해당 수주에 뛰어든 것을 두고 업계에선 삼성과 현대차가 다소 소원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친환경차 부품을 비롯한 미래차 부문에서 전방위 협력에 나설 것이란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3년 전 9조원을 들여 하만을 인수한 이후 전장 사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는 놓칠 수 없는 기업일 수밖에 없다”며 “만약 삼성SDI가 현대차의 E-GMP 3차 물량을 따내는 데 성공한다면 두 그룹 간 협력 분야는 단지 배터리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과 현대차의 밀월 기류가 확산하는 데는 지난 5월 정 회장과 이 부회장의 만남으로 시작된 현대차와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 간 회동 영향이 컸다. 정 회장은 약 두 달 동안 이 부회장과 구 회장, 최 회장을 연이어 찾아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했고 지난 9월에는 SK와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연쇄 회동의 첫 결실을 보기도 했다. 차세대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고성능·고효율 배터리 확보가 시급한 만큼 검증된 기술력과 안정적인 수급 능력을 갖춘 국내 배터리 3사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광폭 행보인 셈이다.

특히 이 부회장이 정 회장에 대한 답방 형태로 지난 7월 현대차그룹의 연구 핵심인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한 이후 전기차 배터리를 고리로 한 두 그룹의 협력 가능성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이 부회장이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직접 운전해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례식장을 찾은 데 이어 정 회장이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고 영결식에도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기린 점도 두 총수의 친분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재계에선 현대차·삼성·SK·LG 등 4대 그룹 모두 40~50대 총수가 이끄는 ‘3·4세 경영 시대’가 열린 만큼 향후 실리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그룹이 과감한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일례로 최 회장은 2018년 SK해운을 팔고 36년 만에 해운업을 정리했으며 구 회장은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 철수를 진두지휘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이 부회장과 정 회장의 경우 아버지의 지분 상속을 위해 사업 매각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젊은 총수들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준동맹 수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최근 배터리 연쇄 회동이 방증하듯 4대 그룹 모두 전기차 등 신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만큼 향후 협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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