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수놓는 발레 성찬” 대한민국발레축제 내달 개막

6월 9~29일 예술의전당...'로미오와 줄리엣' 등 15개 공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무대 잃은 무용수, 민간 발레단 위한 공연 마련

예술의전당과 대한민국발레축제추진단이 공동제작한 ‘로미오와 줄리엣’./제공=예술의전당

내달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일대에서 발레의 향연이 펼쳐진다.

예술의전당과 대한민국발레축제추진단은 제12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6월 9일부터 29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축제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무대에 설 기회를 잃은 무용수들과 민간 발레단을 위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 큰 특징이다.

예술의전당과 대한민국발레축제추진단이 공동제작한 ‘로미오와 줄리엣’과 초청작 5개, 공모작 6개, 스페셜 갈라와 야외무대 등 총 15개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허용순이 안무를 맡고 예술의전당이 공동제작한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에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무용수 19명이 선다. 출연진 오디션은 프로발레단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경험하기 어려운 전막 드라마 발레 무대에 오를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여러 해외 발레단들의 발레 마스터로 활동한 허용순 특유의 현대적인 안무 젊은 프리랜서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만나 역동적이고 섬세한 감정선을 선보인다. 이 공연은 23~24일 진행된다.

공식 초청작인 유니버설발레단의 정통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10년 만에 전막 공연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1994년 아시아 최초 초연 이후 미국, 캐나다 투어 공연으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2020년에는 유니버설발레단 첫 정기공연으로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된 바 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11~12일 공연된다.

팬데믹 기간에 어려움을 겪은 민간 발레단 세 곳의 작품도 초청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M발레단의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와이즈발레단의 ‘VITA’, 이루다블랙토의 ‘W’ 창작 무대다.

국립발레단은 강효형 안무의 ‘허난설헌-수월경화’를 올해 대한민국발레축제의 폐막작으로 29일 선보인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강효형이 안무한 작품으로, 조선 중기 시인 허난설헌의 삶과 시를 강렬한 움직임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2017년 초연 이후 국립발레단의 대표 창작 레퍼토리로 자리 잡아 국내외에서 꾸준히 무대에 올려졌다.

발레리나 김주원의 ‘레베랑스’./제공=예술의전당

이밖에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스페셜갈라’(14~15일)와 데뷔 25주년을 맞은 발레리나 김주원의 ‘레베랑스’ 공연(9~12일) 등도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발레축제 박인자 예술감독은 24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발레축제는 15개 작품과 이틀간의 야외공연 등으로 풍성하게 준비했다”며 “2년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는 공연예술계가 더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를 위해 예술의전당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일부 초청작 등을 제외하고는 대관료를 전액 면제해주고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에도 참여했다.

예술의전당 유인택 사장은 “대한민국이 선진 문화강국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발레단이 제작비 등 어려운 현실에 놀랐다”며 “무대 대관료가 없어 좋은 작품이 있어도 기회를 얻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