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현상금 327억 알카에다 리더, 미 미사일 2발에 폭사

현상금 327억 알카에다 리더, 미 미사일 2발에 폭사

기사승인 2022. 08. 02. 09:3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미 드론 헬파이어 미사일 2발, 알카에다 리더 알-자와리 제거
아프간 카불 테러조직원 집 은신
"빈 라덴, 자금...알-자와리, 전술·조직 기술"
바이든 "정의 실현, 테러 지도자 없어"
Biden Afghanistan
국제 테러 조직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오른쪽)과 그의 후계자 아이만 알-자와리가 1998년 아프가니스탄 호스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사진은 2004년 3월 19일 공개됐다./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무인기(드론)로 미사일을 발사해 9·11 테러의 주범인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리더 아이만 알-자와리(71)를 제거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지난달 31일 오전 6시 18분(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레이저 유도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2발을 드론으로 발사하는 '정밀 맞춤형 공습'을 감행해 알-자와리를 제거했다고 AP통신·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오후 백악관에서 한 대국민연설에서 자신의 지시에 따라 작전이 수행됐다고 밝힌 뒤 알-자와리는 2977명을 살해한 9·11 테러의 가장 큰 책임자 중 한명이라며 "이제 정의가 실현됐고, 이 테러리스트 지도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알-자와리 살해는 테러리스트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든지 추격할 것이라는 미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iden Afghanistan
알카에다 리더 아이만 알-자와리가 연설하는 모습으로 2006년 1월 30일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방송이 방영한 것을 캡처한 것./사진=AP=연합뉴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보기관이 올해 초 알-자와리가 카불의 혼잡한 지역의 집에 숨어있다는 것을 찾아냈고, 이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며 1주일 전 바이든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미군이 헬파이어 미사일 2발을 발사해 집 발코니에 있는 알-자와리를 사살했으며 이 과정에서 그곳에 사는 가족이나 인근 민간인 사망자는 없었다고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한 미국 정보당국 고위 관리는 알-자와리가 살해될 때 거주한 집은 탈레반 지도자 시라주딘 하카니의 고위 보좌관 소유였다며 드론 공격 이후 CIA 지상팀과 공중 정찰팀이 알-자와리의 사망을 확인했고, 지상팀은 작전 이후 철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는 공습 후 하카니 조직원이 알-자와리가 집에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현장 접근을 제한하려 했지만 알-자와리가 이번 공격으로 사망했음을 확인하는 여러 정보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라주딘 하카니는 미국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하카니 네트워크 창설자로 탈레반 정부 출범 직후 내무부 장관에 지명됐다.

AFGHANISTAN-CONFLICT/USA-BIDE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알카에다 리더 아이만 알-자와리 제거와 관련해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정보당국 고위 관리는 이번 작전이 6개월 전에 시작됐지만 최근 2개월 동안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NYT는 윌리엄 번스 CIA·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크리스틴 아비자이드 국가대테러센터(NCTC) 소장 등이 참석한 지난 1일 백악관 브리핑이 이번 작전의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알-자와리가 머무는 집의 모형을 보여줬고, 바이든 대통령은 건설 자재 등 작전 성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에 관해 질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2021년 8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군과 외교관을 철수시킨 후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처음 실행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에서 알-자와리와 다른 사상자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이번 공격이 국제 원칙과 2020년 바이든 행정부가 탈레반과 체결한 도하 협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알-자와리의 사망에 관한 소문은 수년 전부터 끊이지 않았지만 그가 4월 히잡 착용 금지에 반항한 인도 이슬람교도 여성을 칭찬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그의 생존이 수개월 만에 확인됐었다.

알-자와리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2001년 9·11 테러를 주도했고, 2011년 5월 빈 라덴 사살 이후 후계자가 됐다.

AP는 세계무역센터(WTC)와 미국 국방부에 대한 공격으로 빈 라덴이 미국의 최대 적이 됐지만 그의 대리인 없이는 결코 9·11 테러를 실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빈 라덴은 알카에다에 카리스마와 자금을 제공했고, 알-자와리는 무장 세력을 전 세계 각국의 세포 네트워크에 구축하는 데 필요한 전술과 조직 기술을 가져왔다고 것이다.

AP는 알-자와리가 중앙 집권식 테러 계획자에서 프랜차이즈 체인 형식의 책임자로 알카에다 조직을 개편, 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북아프리카·소말리아·예멘, 그리고 아시아 지역의 자율적 지부 네트워크 구축을 주도했다며 이후 알카에다는 10년 동안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2005년 영국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 등 유럽·파키스탄·튀르키예(터키) 등에서의 공격을 촉발하거나 직접 관여했다고 전했다.

알-자와리는 이집트 외과의 출신으로 9·11 테러 조정을 지원,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가장 중요한 지명 수배 테러리스트로 지명됐으며 그의 살해와 체포에 도움이 되는 정보 제공자에 대해 2500만달러(327억원)의 현상금이 걸려있었다.

빈 라덴과 알-자와리의 유대는 1980년대 말 아프가니스탄 동굴에서 소련의 폭격으로 부상한 빈 라덴을 치료하면서 형성됐다고 AP는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