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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러시아 ‘사업 중단’ 반 년 넘겨…벌써 순이익 3000억원 ‘증발’

현대차그룹, 러시아 ‘사업 중단’ 반 년 넘겨…벌써 순이익 3000억원 ‘증발’

기사승인 2022. 10. 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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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했던 러시아가 최근 수세에 몰리자 동원령까지 선포해 산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현지에 다수의 공장을 보유한 현대자동차그룹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지 반 년을 넘겨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아울러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투자금까지 묶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3일 현대차 IR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생산을 멈춘 지 5개월 만인 지난 8월 러시아 출고량은 0대를 기록했다. 기아 역시 판매량 급감 현상을 겪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기아 20만5801대, 현대차 17만1811대를 판매해 점유율 2·3위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3%와 11.2%였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2020년 옛 GM 공장을 약 500억원에 인수하고, 2027년까지 6400억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 말부터 새로운 공장도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공장이 곧바로 중단돼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기아 역시 지난 1월 러시아법인을 통해 신형 K9 현지 출시가 예정됐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무기한 판매 중단된 상태다. 아울러 판매량 확대를 위해 지난 2월부터 신형 스포티지 현지 생산에 돌입했지만, 가동이 중단돼 손실이 큰 실정이다.

현대차·기아의 공장 가동 중단에 현대모비스 등 일부 계열사도 손발이 함께 묶였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생산라인과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갖춰 동시에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또 현대위아의 경우 2019년 8월부터 러시아 엔진공장 건립을 시작해 지난해 10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지만,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공장 중단 반 년만에 투자금을 제외한 순이익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주요 3사(현대차·기아·모비스)의 러시아 상반기 순이익은 2700억원 규모로, 다른 계열사의 손실까지 합할 시 3000억원을 가뿐히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대차·기아의 순손실이 올해 45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는 최대 2000억원, 기아는 최대 25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직접적인 제재국가에 포함돼 15년 가까이 쌓은 현대차그룹과 러시아의 신뢰 관계가 무너져 향후 시장이 재개됐을 때 판매량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중국 자동차 업체가 러시아에서 현대차·기아의 빈 자리를 채워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중국 장성자동차 산하 브랜드인 하발의 경우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전년 동월 대비 62.4% 줄어든 가운데 판매량이 늘어난 브랜드는 하발과 중국 둥펑자동차가 유일하다.

하발의 지난 8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26% 늘었고, 시장 점유율(7.2%)도 5.1%p 증가하면서 현대차를 끌어내리고 3위를 기록했다. 둥펑자동차 역시 소량이지만 판매량을 두 배 올렸으며, 지리자동차는 판매량 감소에도 시장 점유율을 4.8%로 두 배 넘게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손해를 더 크게 입기 전 러시아 시장 탈출에 대해 깊게 고심해야 할 시점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러시아에서 3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입어 시장 탈출에 대해 깊게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며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 손익 계산을 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자동차가 러시아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현대차그룹의 점유율 회복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향후 공장 중단 기간을 늘리거나 헐값에 매각하는 두 가지 방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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