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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에 국가주석까지 물러난 베트남…거센 사정 바람

부총리에 국가주석까지 물러난 베트남…거센 사정 바람

기사승인 2023. 01.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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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총리 2명 물러난데 이어 서열 2위 국가주석까지 사임
부정부패 청산 운동 거세져…당 내 권력구도도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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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제공=AFP·연합
베트남에서 거센 사정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2명의 부총리가 물러난 데 이어 18일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까지 사임하는 등 고위급 정치인사들의 갑작스러운 퇴진의 뒤에는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의 강력한 부정부패 청산 작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베트남 공산당 중앙집행위원회는 17일 푹 국가주석의 국가주석·정치국위원·당 중앙위원 사임을 승인했다. 18일 오후 열린 임시국회에서 푹 국가주석의 사임이 최종 승인되며 베트남에선 이례적으로 국가주석이 임기 중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풍경이 펼쳐졌다. 국회는 보 티 아인 쑤언 부국가주석이 새 국가주석 선출 전까지 국가주석직을 대행하도록 했다.

중앙집행위는 푹 국가주석에 대해 "당과 국가의 핵심 간부로 혁명 전통이 풍부한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했다"·"2016~2021년 총리로 재임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통제를 이끌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중요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하며 "2명의 부총리와 3명의 장관을 비롯한 많은 공직자들이 법률을 위반하고 결점으로 (국가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을 때 수장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졌다"고 밝혔다. 한 때 차기 서기장으로까지 거론됐던 푹 주석을 실질적으로 숙청한 것이지만 마지막 예우는 갖춘 셈이다.

베트남에서는 쫑 서기장을 비롯한 강경세력을 중심으로 일명 '불타는 용광로'라 불리는 강력한 반부패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 한해 장관과 고위 관리를 비롯한 539명의 당원이 부패와 고의적 범죄로 기소되거나 징계를 받았다. 공안당국도 전년 대비 50% 증가한 453건의 부패 사건을 수사하는 등 사정의 칼날을 매섭게 휘두르고 있다. 쫑 서기장은 최근 부패 청산 문제와 관련해 당이 "더 단호하고, 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했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평가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부패청산 운동이 권력자들의 암투극과 정적 제거 수단으로 쓰인단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2명의 부 총리와 푹 국가주석의 사임으로 당 내에서 잠재적인 권력 이동이 이뤄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계와 세간에서는 푹 주석 사임 이후 쫑 서기장 혹은 서열 4위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이 국가주석직을 겸하거나, 다른 정치국원이 승진해 국가주석직을 맡는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거론되고 있다. 쫑 서기장의 막강한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또 럼 공안부 장관도 차기 국가주석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쫑 서기장의 사람으로 꼽히는 후에 국회의장도 푹 주석의 사임으로 차기 전당대회에서 쫑 서기장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후보로서의 입지가 공고해졌다.

서열 3위 팜 민 찐 총리도 사정 바람이 거세짐에 따라 또 다른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기업인과의 친분으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베트남 정계 관계자는 18일 본지에 "다음 타겟이 찐 총리가 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여러모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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