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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인큐베이팅부터 주거지원까지 ‘원스톱 해결’ 청양군, 청년 농촌 창업 메카 우뚝

[르포] 인큐베이팅부터 주거지원까지 ‘원스톱 해결’ 청양군, 청년 농촌 창업 메카 우뚝

기사승인 2024. 04. 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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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가게' 통해 6개월간 창업 시뮬레이션
만45세 이하·주소지 이전 외 다른 조건 없어
창업 청년에 월 10만 원 '셰어하우스'도 제공
고추빵과 청양샌드 창업자
유안진 카페 '코멜리' 대표(좌)와 소철원 '찰리스 팩토리' 대표는 충남 청양군에서 지원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실제 창업에 성공했다. /공동취재단
"청년들이 정착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와 주거입니다. 도시 청년들이 와도 이 두 가지가 없으면 다시 떠나기 때문입니다." (염선의 청양군청 미래전략과 인구청년팀장)

지난 24일 가로등에도 고추 모양 조형물이 달린 충남 청양군 청양읍 일대. 지난달 기준 총 3만23명의 인구를 기록한 이곳에는 지역 특산물로 가게를 연 청년들이 있다. 누군가는 고향을 떠났다 돌아왔고, 누군가는 도시에 살다 이곳에 정착했다.

이날 오후 방문한 '찰리스 팩토리'는 청양고추의 모양과 재료를 활용해 만든 '고추빵'을 판매하고 있었다. 청양고추 특유의 매운맛을 살려 고기와 당면 등으로 소를 만들고 이를 고추모양으로 반죽한 빵 안에 넣은 고추빵은 매콤한 만두와 비슷한 맛이었다.

이 가게를 창업한 소철원(32) 대표는 서울 출신 '외지인'이다. 태권도 사범을 그만두고 제주에서 1년 살이를 했을 때의 경험이 좋아 농촌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우연히 2021년 7월 청양군에서 실시하는 한 달 살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그때 만난 청년들과 정착을 결심했다.

소 대표는 "도시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도 "다만 당장 생계 유지 수단이 필요하다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주거 뿐만 아니라 정착을 도울 수 있는 복합적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고추빵과 청양샌드
고추빵과 청양샌드. /공동취재단
찰리스 팩토리 인근에는 청양 출신 청년이 창업한 카페 '코멜리'도 있다. 이곳에서 파는 '청양샌드'는 청양 특산품인 구기자 가루를 버터와 조합해 만든 디저트다. 1, 2층을 운영 중인 카페는 한쪽 벽면이 통유리로 돼 있어 탁트인 조망을 제공했다.

지난 2022년 5월부터 이 카페를 운영 중인 유안진(26) 대표는 청양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코로나19로 취업이 어려웠던 시기 우연히 서울의 한 카페에서 케이크를 맛본 후 창업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했을 때 부모님이 거주하고 있고 고향이기도 한 청양이 눈에 들어왔다.

유 대표는 "청양에서 나고 자라 생활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다"며 "청양샌드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도 받았는데 수제상품이기 때문에 당장은 물량 감당이 어려워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쉽하우스
충남 청양군 청양읍 일대 '청춘거리'에 위치한 블루쉽하우스 전경. /공동취재단
이들이 지역에 창업해 정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군이 지원하는 '누구나가게'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주소지가 청양군으로 등록된 만 45세 이하 청년이면 신청할 수 있는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필수 주거 기간 등 조건은 따로 없다.

누구나가게는 읍내 구시가지에 위치한 '청춘거리'에 있다. 읍내와 정산면에 각각 2개소씩 운영 중이다. 청년들은 6개월간 전기·수도 등 공공요금과 홍보비를 지원 받으며 메뉴 개발부터 실제 영업까지 창업에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다. 수익금은 모두 청년이 가져간다.

또한 군은 창업 청년에게 1인당 월 10만 원의 임대료로 살 수 있는 셰어하우스도 제공한다. 청춘거리에 위치한 '블루쉽하우스'는 1층은 누구나가게, 2층은 셰어하우스로 운영된다. 누적이용자는 44명에 달한다.

군은 앞으로도 청년 유입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유입 청년들에게 농가나 공장에 가서 일하라고 강요할 수 없고, 그들이 원하지도 않기 때문에 찾은 것이 창업 유도"라며 "현재 3만 인구 사수가 중요한 상황인데 이것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청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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