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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범수 “고음 내려놓으니, 자신감 올라갔죠”

[인터뷰] 김범수 “고음 내려놓으니, 자신감 올라갔죠”

기사승인 2024. 03. 0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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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5주년 맞아 10년만에 정규앨범 9집 '여행' 발매
힘 빼고 잔잔한 위로 담은 가사 집중
"4대 보컬신 '김나박이' 한때 큰 부담
조금 더 편안해진 모습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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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범수가 고음을 내려놓은 편안한 신곡 '여행'으로 돌아왔다./영엔터테인먼트
"가사에 담긴 서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다보니 불필요한 고음을 쓰지 않았어요. 목소리가 변하게 아니라."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가수 김범수가 최근 10년 만에 9번째 정규앨범 '여행'을 발매했다. 얼마 전 만난 그는 동명의 타이틀곡 '여행'은 이야기하듯 부른 곡이라고 소개했다.

"앨범 제작에 앞서 제가 최근에 어떤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듣는 지 살펴보니 미니멀한 음악이 많았어요. 악기 구성이 단출하고 그래서 가사가 잘 들리는 곡 말이예요. 최유리, 선우정아같은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직선적이거나 서사가 중심이 아닌, 음악이 서정적이고 가사가 시적이면서도 이 시대에 필요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요즘은 무엇인가 조금만 잃어버리거나 공백이 생격도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지금 제 정서도 딱 그랬어요. 이런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도 많이 읽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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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영엔터테인먼트
김범수는 그동안 걸어온 길을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녹여낸 11개의 곡으로 이번 앨범을 꽉 채웠다. 요즘 가요계에선 보기 드문 '알찬 구성'이다. 최유리, 선우정아는 물론 김제형, 이상순, 임헌일, 피노미노츠, 송영주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보고 싶다' '끝사랑' '슬픔활용법' 등에서 보여준 파워풀한 고음과 창법 대신 '어제가 후회되고 내일이 두렵지만 다시 용기내 어디로든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서정적 가사와 귓가를 어루만지는 잔잔한 선율로 듣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미니 앨범이나 디지털 싱글들은 조각 형태의 음악처럼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어요. 완전한 앨범이어야 제 생각과 정서, 감정을 전부 담을수 있다고 생각했죠. 넓은 음역대를 넘나드는 보컬리스트로서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겠다는 걱정도 있었죠. 세계적인 가수 휘트니 휴스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용기를 얻었어요. 직접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지 않아도 다른 뮤지션에게 좋은 곡을 받아 노래하는 보컬리스트만의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내용이었어요. 변화무쌍한 보컬을 보여주자는 생각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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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영엔터테인먼트
김범수 스스로도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단다. 5년 전 20주년 콘서트 때 급성 후두염으로 공연을 취소한 후 생긴 무대 공포증을 조금 떨쳐 낸 것.

"작년부터 연말 공연을 시작했어요. 두려움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점점 나아지는 것을 느꺄요. 올해는 조금 더 편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달 13일,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하고 전국 9개 도시 공연과 해외 콘서트도 계획 중입니다."

김범수는 국내 대표 남성 보컬리스트 4인방을 일컫는 이른바 '김나박이'(김범수·나얼·박효신·이수) 가운데 한 사람이다. 대중들의 기대 때문에 부담이 컸는데 25년이 흐른 이제야 '내려 놓는 법'을 알았다고 그는 얘기했다.

"한때 '김나박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무서웠어요. 지금은 편안해졌어요. 대중들이 붙여준 별명일 뿐이라고, 그 무게를 제가 온전히 짊어져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여행'을 만들면서 힘을 뺄 수 있었죠. 자신감도 붙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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