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與 ‘운동권 심판론’ 들이대 ‘비명숙청’ 칼로 쓴 민주당

與 ‘운동권 심판론’ 들이대 ‘비명숙청’ 칼로 쓴 민주당

기사승인 2024. 03. 12. 21:3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민주당 현역의원 교체 54명·32% 돌파
임종석·우상호·홍영표에 박용진까지
공천 과정 '비명횡사' 논란 정점 찍어
민주당 선대위 출범식-4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병화 기자
'비명횡사 친명횡재'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비명 박용진 의원 경선 탈락을 정점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비명계 학살로 불리는 이번 공천과정에 눈에 띄는 것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운동권의 대거 몰락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쏘아올린 '86운동권 청산론'을 이재명 대표가 역이용한 '피의 숙청'이 이뤄지면서 '친명횡재'가 완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기준 전국 254개 선거구 중 216곳의 후보를 확정했다. 민주당은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일인 1월5일 기준 현역 의원 167명의 32.2%에 달하는 54명을 교체했다. 이들 중 40명이 초선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 의원인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비명계·친문(친문재인)계 86운동권 인사들의 공천 탈락이 두드러졌다.

당내 86운동권 인사들의 구심점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출마하려던 서울 중·성동갑을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당이 전략공천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게 내줬다. 86운동권 핵심인 우상호 의원과 김근태 전 고문의 배우자이자 '운동권 대모'로 불린 인재근 의원, 김민기 의원 등도 불출마를 선언하고 뒷방으로 물러났다.

학생운동권·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문계이기도 한 4선 홍영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서 컷오프 당한 뒤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에 합류했다. 조정식·안규백 의원 등 친명계 핵심 중진과 비명계 중 이인영·윤건영이 공천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조국혁신당이 친문계 86운동권 세력을 끌어 모으는 보완적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경선 결선에 진출했던 비명계 박용진 의원이 전날(11일) 친명 정봉주 전 의원을 상대로 패배하며 '비명횡사의 화룡점정'을 완성했다. 청년 전략 특구로 지정된 서대문갑 경선에선 '대장동 변호사'로 불리는 친명계 김동아 변호사가 권지웅 전 비상대책위원, 김규현 변호사를 꺾고 공천장을 받았다. 앞서 김 변호사는 예비 경선에서 탈락했으나, '안희정 성폭력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인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을 대신해 후보로 구제되면서 '친명횡재' 논란의 정점을 찍었다.

이밖에 발표된 경선 지역구 2곳에서 확정된 후보들도 친명 색채가 짙다. 민주당을 탈당한 비명계 이원욱 개혁신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기 화성정 경선에서는 친명계 비례대표 전용기 의원이 승리했다. 세종갑 지역구에서 펼쳐진 4인 경선에서도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의 법률특보를 지낸 이영선 변호사가 당선됐다.

지도부가 통합 선대위를 꾸리면서 비명횡사·친명횡재 논란 등 당 공천 파동은 일단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선거를 앞둔 정국에서 정서적·화학적 결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실장이 이날 "이제부턴 친명도 비명도 없다"며 단결을 촉구하고 고민정 최고위원도 사퇴 의사를 밝힌 최고위에 복귀했다.

하지만 12일 발표된 경선 발표에서도 '비명횡사·친명횡재'는 이어졌다. 광주 서구갑에서는 친명계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재선 송갑석 의원을 꺾었다. 송 의원은 앞서 현역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에 들어 경선 총점에서 20%가 감산됐다.

경기 고양정에서는 김영환 전 경기도의원이 비명계 초선 이용우 의원과의 경합에서 이겨 공천권을 따냈다.

충북 청주·흥덕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친문(친문재인)계' 3선 도종환 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

한편, 전해철 의원과 친명 양문석 전 방통위 상임위원 간의 대결이 펼쳐지는 경기 안산갑 경선은 13일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