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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덕 본 4대 금융주’ 실적 부진에 자본비율 하락 우려까지...주가는

‘밸류업 덕 본 4대 금융주’ 실적 부진에 자본비율 하락 우려까지...주가는

기사승인 2024. 04. 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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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ELS 손실배상에 1분기 실적 부진
환율상승, 대출자산 증가 더해져 자본비율 하락 불가피
배당·자사주 소각 확대 등 시장 기대 못미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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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정부 발(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덕을 톡톡히 봤던 4대 금융그룹주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해 주춤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하면서 대표적 저PBR(주가순자산비율)종목인 금융그룹주가 단기간에 최대 50%가량 상승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상승폭의 상당부분을 반납했다.

특히 홍콩 H지수 기초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과 경상충당금 확대 등으로 1분기 실적 부진과 함께, 자본비율 하락이 불가피해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많게는 70%대 중반에 달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대장주인 KB금융의 주가는 전날보다 0.15%포인트 하락한 6만6200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 주가는 각각 전날보다 0.72%포인트와 0.73%포인트, 1.12%포인트 상승한 4만2150원과 5만5400원, 1만3560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는 올해 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14일과 비교하면 상당폭 하락한 수치다.

정부가 지난 2월 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을 발표하면서 4대 금융그룹주는 수혜를 입었다. 올해 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14일 주가와 연초 주가를 비교하면 적게는 18%(우리금융)에서 많게는 51%(하나금융)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방안이 공개되자 시장의 실망감이 표출되면서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종가는 지난달 고점 대비 10~18%까지 하락한 수치다.

문제는 앞으로 금융그룹주의 상승 동력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당장 1분기 실적부터 부담이다. KB금융을 비롯해 4대 금융 모두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B금융의 실적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홍콩 H지수 ELS 손실배상 때문이다. KB금융이 9000억원에서 1조원,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각각 3500억원과 2500억원을 배상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은 홍콩 H지수 ELS 판매금액이 적어 배상규모는 5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배상비용은 영업외손실로 반영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4대 금융의 순익을 깎아먹는 핵심 요인이다.

또한 자본비율 하락도 악재다. 대출자산 성장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한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 경상충당금 적립 규모 증가 등이 자본비율을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58%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13.22%)과 신한금융(13.13%)도 13% 초반대를 기록했었다. 우리금융은 11.9%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올해 1분기 ELS 손실배상과 대출자산 성장, 환율상승 등을 반영하면 KB금융의 CET1은 13% 초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12%후반에서 13%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역시 11%후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그룹의 적정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대로 보고 있고, 이를 토대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검토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CET1 하락은 불가피하고, KB금융을 제외하면 13%대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그룹들이 분기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것만큼 규모를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올해는 부동산 경기 악화가 지속되면서 건설사 부실징후가 커지면 여신익스포저에 대한 충당금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악재"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4대 금융그룹의 외국인 지분율은 올해 지속 확대되면서 적게는 40%, 많게는 70% 중반까지 나타나고 있다. 환율은 급등하고 주주환원율이 기대에 못 미치면 외국인주주의 투자심리도 위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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